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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베테랑 외야수의 조기출근 이끈 이병규 코치의 한마디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1-03-15 06:39


14일 삼성전 맹활약 후 인터뷰 하는 이천웅.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단체 스포츠의 프로페셔널. 경쟁은 불가피 하다.

건강한 경쟁 구도는 팀을 단단하게 한다. 2021시즌, LG 트윈스 외야 그림이 꼭 그렇다.

대표 외야수 김현수를 필두로 이형종 채은성 이천웅 홍창기까지 쟁쟁한 실력파 5명이 모여있다.

장점이 모두 다른 외야수. 조금만 자리를 비우면 언제 주전이 바뀔지 모른다. 지난해 현실이 됐다. 시즌 중 손목 부상으로 이탈한 이천웅이 신예 홍창기에게 주전 자리를 내줘야 했다. 영원한 건 없다.

캠프 기간 동안 소리 없는 고지전이 물밑에서 진행중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시너지 효과.

류지현 감독이 빙긋 웃는다.

"경쟁은 말을 안해도 알겠죠. 누군가 하나는 벤치에 있다 나가야 하는 거니까요. 자연스럽게 전체적 분위기를 끌고 가는게 중요하죠. 컨디션 좋은 선수 위주로 팀 상황에 맞게 운영을 하다보면 우리의 주전급 선수들이 더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을까 싶어요."

당장 제 자리가 없는 이천웅(33). 마음이 가장 급하다. 주전 재탈환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시즌 종료 후부터 독하게 준비했다.

1월부터 일찌감치 몸을 만들었다. 자신만의 계획표를 들고 캠프에 나타났다. 눈빛부터 달랐다.

류지현 감독의 증언.

"캠프 첫날부터 계획하고 들어오는 게 달랐어요. 1차 캠프 끝날 때까지 코치들의 별도 지시가 없는데도 30분 전에 와서 홀로 계속 훈련했어요. 캠프 올 때 이미 시즌 계획을 세우고 들어왔다는 뜻이거든요. 분명히 작년보다 더 잘할 거란 기대감이 있죠."


LG 트윈스 2021시즌 스프링캠프 훈련이 23일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됐다. LG 이병규 코치가 타격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이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2.23/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가 1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이천웅. 울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3.10/
사실이었다. 이천웅에게는 확고한 목표와 이를 실행할 구체적 플랜이 있었다.

"이병규 코치님이랑 얘기하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훈련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죠. 제 자신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힘들어도 실천 하려고 했습니다."

매일 50분씩 일찍나와 30분 머신 공을 치고 팀 훈련에 돌입하는 루틴.

꾸준히 실천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천웅은 해냈다. 효과가 있었다. 연습경기 맹타(타율 0.556 9타수 5안타 5타점)로 이어지고 있다.

반짝 활약이 아니다. 이천웅은 14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리드오프로 출전, 3타수2안타 1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류지현 감독도 "지금 제일, 계속 좋은 모습"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이천웅은 현실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 빡빡해진 외야 경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온 몸으로 맞서고 있다.

"야구판은 원래 선의의 경쟁을 하는 곳입니다. 선후배 서로 잘 되라고 응원하지만 경쟁은 불가피하고 당연히 해야 하는거죠. 이병규 코치님께서 '네 것(주전)을 찾아야 한다'며 경쟁심을 유도해 주셨어요. 결국 지지 말라고 말씀하신거죠."

이천웅은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현재에 산다. 구체적 목표는 없다.

"작년에는 기록적인 목표가 있었지만 올해는 없어요. 그저 안 아프고 1군에 머물면서 주전이든 백업이든 제 장점인 기동력을 살려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을 뿐이에요. 팀은요? 4강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죠."

목표 대신 오롯이 자신에 몰입 중인 LG의 베테랑 외야수. 알차게 보낸 하루가 쌓여 1년의 성과가 된다. 1년 후 이천웅 앞에 쌓일 땀의 대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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