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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현역 연장 의지' 강한 '마흔' 김주찬, KIA 떠난 건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0-12-27 14:00


김주찬.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두 달이 다 돼 간다. 러브콜은 없다. 성장이 더딘 '젊은 피'들도 방출되는 마당에 내년 만으로 마흔이 되는 베테랑에게 손을 내미는 구단은 보이지 않는다. 김주찬(39) 얘기다.

김주찬이 지난달 7일 KIA 타이거즈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건 본인의 선택이었다. 2017년 통합우승 이후 2+1 계약기간이 만료된 김주찬은 올 시즌 도중과 종료 후 구단과 몇 차례 면담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선수가 원하면 계약하겠다"는 것이 구단의 분명한 입장이었다.

KIA의 제안은 2013년부터 8년 간 김주찬이 팀에 쏟은 헌신에 대한 예우였다. 기량적으로도 올 시즌 허리통증으로 고생했지만, 건강함만 되찾으면 제 몫을 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포함시켰다. 단, 구단 입장에선 내년 마흔이란 나이와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워달라는 것이 구단 입장이었다. 이후 김주찬은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별'이었다. 이적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인정받길 원했다.

일각에선 "동기인 이범호가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구단의 신임을 받아 퓨처스 2군 총괄코치로 선임된 부분이 김주찬의 심리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야구계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주찬은 KIA에서 FA 신분으로 풀려난 뒤 두 달 가까이 타팀에서 아무런 구애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주찬의 에이전트는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한 선수를 위해 새 팀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19 여파 탓에 선수단 슬림화와 고효율을 원하는 구단 입장에서 부상 리스크가 있는 베테랑을 떠안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김주찬은 2015년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 부상 이후 주력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최소 22개에서 최대 65개까지 기록했던 도루가 2015년을 기점으로 10개 미만으로 줄었다. 올해에는 한 개의 도루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제 김주찬이 가지고 있던 '호타준족'의 이미지를 기대하긴 힘들다. 그래도 건강하다는 전제조건 하에 김주찬은 지명타자로 활용하기 좋은 자원이다.

다만 젊은 피의 성장과 1군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맷 윌리엄스 감독 입장에서 '해결사' 최형우처럼 시간을 거스르는 활약을 하지 않는 이상 프런트가 신임하는 베테랑에게 많은 기회를 주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김주찬이 KIA에 남아있었다면 연수 이후 코치까지 보장받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워낙 레전드를 많이 배출한 KIA는 출신 레전드가 현역시절 대형사고를 치지 않았다면 남다른 예우를 보이고 있다.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김주찬이 KIA를 떠난 건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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