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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두 달간 붙어다녔다. 원정경기까지 따라다니면서 더 배우려고 노력했다. 아마 얼굴 보고 '코치 한'이라고 하면 기억하지 않을까."
한용덕 전 감독이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과의 지난 인연을 밝혔다.
"7년 전이니까 수베로 감독이 아주 젊을 때다. 열정적인 지도자로 기억한다. 싱글A에는 다국적 선수들이 많은데, 특히 라틴계 선수들은 영어를 잘 못해 고생이 많다. 따로 통역을 둘 상황도 아니니까. 그런데 수베로 감독은 영어 스페인어 다 잘하니까, 선수들과의 소통에 상당히 강점이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 시절 뚜렷한 커리어를 남기지 못했다. 빅리그로 콜업된 경력도 없다. 하지만 은퇴 후 마이너리그에서 15년간 사령탑으로 활동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에는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 빅리그로 승격, 5년간 작전-주루코치로 활동했다. 다저스 재직 시절 켄리 잰슨과 페드로 바에즈를 투수로 전향시키는 등 '육성 전문가'이기도 하다. 두 선수는 다저스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한 끝에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품에 안았다.
한 전 감독은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는 스타일로 평이 좋았다"면서 "마이너리그는 코치가 많지 않아 일대일 지도가 어렵다. 그래서 나도 코치진의 일원으로서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당시는 류현진이 다저스에 진출한 첫 해였다. 한 전 감독은 류현진의 입단 당시 1군 투수코치였고, KBO 마지막 해에는 감독 대행으로도 함께 했다. 다저스 관계자들 입장에선 '류현진 전문가'인 셈. 한 전 감독은 "다저스 사람들이 나한테 조언을 많이 구했다. 코치 연수에 류현진 덕을 본 셈이다. 지금은 대스타가 된 (류)현진이를 보면 참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한용덕 전 감독은 통산 120승을 올린 한화 원클럽맨 레전드이자 구단이 공들여키운 지도자다. 2004년 은퇴 직후 바로 1군 투수코치로 3년간 재임했고, 이후 2012년까지 1, 2군과 재활군으로 오가며 투수진을 지도했다. 2012년 한대화 전 감독 사임 직후에는 감독대행을 맡았다가 다저스 연수를 다녀왔고, 이후 단장 보좌역을 거쳐 두산 베어스 투수-수석코치로 3년간 재직했다.
2018년 한화를 이끌고 11년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낸 사령탑이다. 하지만 3년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는 시즌 도중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이후로는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근황을 묻는 질문에 "푹 쉬고 있다. 감독, 코치 할 때는 지금 같은 여유가 별로 없다. 올해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다닐 생각이었는데, 코로나19가 야속하다"며 아쉬워했다.
한화는 2020시즌을 최원호 감독 대행 체제로 치른 뒤, 시즌을 마치고 수베로 감독을 선임했다. 7년전 다저스에서 인연을 맺었던 두 사람이 전임, 후임 감독으로 다시 만난 셈이다.
수베로 감독은 현지에서 한화 전략팀과 만나 KBO리그 분석에 한창이다. 스프링캠프를 앞둔 내년 1월 중순 코치진과 함께 입국할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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