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비하인드]'리빌딩' 한화, '31세' 정인욱 영입한 이유 "142㎞ 직구+아빠의 간절함"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12-14 11:29 | 최종수정 2020-12-14 12:12


데뷔 첫해 플레이오프 마운드에 오른 신인 정인욱.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년이면 31세. '왕조의 막내'였지만, 더이상 마냥 젊지 않다. 하지만 새 팀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치기엔 아직 늦지 않은 나이다.

정인욱이 2021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 11월 삼성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지 약 40여일 만이다.

최근 2년간 정인욱의 1군 등판 경험은 17경기 뿐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9월 승패없이 5경기, 5⅓이닝이 전부다.

하지만 정인욱은 지난 7일 한화 입단 테스트에서 최고 142㎞에 달하는 직구를 던졌다. 분당 회전수(RPM)을 비롯한 데이터도 좋은 수치가 나왔다. 한화 관계자는 "'몸상태가 양호하다'는 현장의 평가가 내려졌다. 무엇보다 두 아이를 둔 아빠로서 야구를 그만두고 싶지 않은 정인욱의 간절함이 돋보였다"는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화로선 조심스러운 선택이다. 한화는 올해만 무려 23명의 선수를 떠나보냈다. 그중에는 이용규(키움 히어로즈), 안영명(KT 위즈) 등 즉시전력감의 노장들도 있었다.

하지만 정인욱은 삼성 라이온즈 왕조의 일원으로서 위닝 멘탈리티를 가진 선수다. 새 출발을 하기에 늦지 않은 나이인 점도 고려됐다. 한화는 삼성 출신 윤대경을 올해 불펜 필승조로 키워낸 좋은 기억도 있다. NC에서 방출된 뒤 KT 위즈 핵심 불펜으로 자리잡은 유원상, 두산을 떠난 뒤 KIA 타이거즈 불펜으로 늦깎이 인생을 펼치고 있는 홍상삼의 예도 있다.

경운중-대구고 출신인 정인욱은 지난 2009년 2차 3라운드 21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 2010년 처음 프로 무대를 밟았다. 커리어 하이였던 2011년에는 31경기(9이닝) 80이닝을 소화하며 6승2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삼성 왕조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150㎞에 달하는 직구가 돋보였다. '삼성 선발진의 미래'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상무 시절 이후 고질적인 제구 불안과 허리, 어깨 부상에 발목잡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12년간 통산 156경기 396⅔이닝 동안 19승 20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5.51을 기록했다.


정인욱은 지난 2018년 개그우먼 허민과 결혼,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내년이면 데뷔 13년차가 되는 인욱에겐 '만년 유망주'라는 반갑지 않은 꼬리표를 뗄 기회다.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펼쳐갈, 어렵게 얻은 두번째 기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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