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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어느덧 10년차' 한화 하주석, '전체 1순위' 가치 보여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12-13 11:18 | 최종수정 2020-12-13 12:13


한화 하주석.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현희, 김원중, 문승원, 박민우, 나성범, 구자욱, 노진혁. 소속팀의 간판 선수로 활약중인 이들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 동기다. 한화 이글스 하주석은 이해 전체 1순위(NC 다이노스 우선 지명 제외), 이들 모두보다 먼저 뽑혔다.

올해 나이 26세, 아직도 젊다. 하지만 어느덧 프로 데뷔 10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이젠 보여줘야한다. 그의 잠재력을 기대하는 간절한 팬심도 이제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돌아보면 지명 당시 하주석의 전체 1순위는 비판의 여지가 없었다. 1학년 때 모교 신일고에 12년만의 청룡기 우승을 안긴 수퍼스타의 자질, 1m84의 당당한 체격의 유격수. '제2의 이종범' 수식어는 물론 메이저리그(MLB) 진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프로 입단시 30(홈런)-30(도루) 후보로 평가되던 초대형 유망주였다. 1순위 경쟁자였던 한현희보다 한수 위로 보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하주석은 강백호(KT 위즈)와 더불어 2010년대 단 2명 뿐인 야수 전체 1순위 지명자다.

하지만 한화 입단 후 하주석의 성장세는 지지부진하다. 동년배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군 경험을 쌓았다. 한대화 김응용 김성근 한용덕 감독, 최원호 감독 대행까지, 한화를 거쳐간 지도자들의 눈은 언제나 하주석을 주시했다. 타순도 성적 대비 높은 테이블세터와 클린업트리오에 위치했다.

연차와 기대치에 걸맞는 성적을 낸 것은 2016~2017년 2시즌 정도다. 2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11개-10개) 포함 2시즌 통산 타율 2할8푼2리 10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1로 잠재력을 터뜨렸다. 이미 군복무를 해결한 만큼 밝은 미래가 기대됐다. 같은 기간 41볼넷 198삼진, 도루성공률 48%(12/25) 등의 아쉬움은 '아직 어리니까' 넘어갈만 했다.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도 눈부셨다. 2017년 레전드 김태균을 넘어 한화 유니폼 판매량 1위를 달성한 것은 하주석을 향한 기대감을 보여준다,


한화 하주석. 스포츠조선DB
하지만 2018년부터 기세가 꺾였다. 장타력과 선구안의 발전이 이뤄지지 않았고, 내야안타 비중이 높을 만큼 타격에도 아쉬움이 크다. 하주석이 성장하지 못하면서 한화의 센터라인은 여전히 불안하다.

팀 타선이 점차 약화되면서 하주석에 실리는 부담이 커진 데다, 2019~2020년 2년 연속 거듭된 부상으로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개막 5경기만에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됐고, 올해도 두 차례나 허벅지 부상을 당하며 72경기 출전에 그쳤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불사하는 전력질주가 트레이드마크일 만큼 열정이 넘치지만, 이를 볼 때마다 부상 우려가 드는 게 당연한 선수가 됐다.

2021년에도 주전 유격수는 하주석이 유력하다. 노시환은 3루에 전념할 예정이고, 오선진과 강경학은 공수에서 부족함이 있다. 지난해 하주석의 빈 자리를 잘 메웠던 박정현이나 신예 조한민, 신인 송호정이 하주석과 경합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


하주석의 드래프트 동기 노진혁(NC 다이노스)은 올시즌 타율 2할7푼4리 20홈런 82타점, OPS 0.836을 기록하며 팬들이 애정을 담아 부르던 '거포 유격수'로 거듭났다. 이제 하주석이 기댈 것은 노진혁보다 5살이나 어린 나이 뿐이다.

하주석은 30대 중후반 베테랑들을 대거 떠나보낸 한화에서 차기 주장 후보로 언급될 만큼 짙은 팀내 존재감도 지녔다. 이제 '전체 1순위'에 걸맞는 기량,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할 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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