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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첨]'평행선' 롯데-이대호 FA협상, 진전은 언제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12-09 20:49 | 최종수정 2020-12-10 05:30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잔잔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가장 큰 파도가 기다리고 있다.

'4번 타자' 이대호(38)와의 계약이다. 2017년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롯데와 4년 총액 150억원에 사인했던 이대호는 FA 자격을 행사하는 쪽을 택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롯데가 유일한 내부 FA인 이대호와의 협상을 어떻게 전개할지에 대한 관심이 컸다.

FA시장이 막을 올린 뒤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선수단 개편에 집중하고 있는 롯데는 협상을 서두르지 않는 눈치. 협상을 진두지휘하는 롯데 성민규 단장은 "FA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대호 측의 특별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최근 선수협 회장 재임 시절 판공비 인상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터라 숨 고르기에 좀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롯데의 FA 협상 전략은 '투 트랙'이었다. 내외부 FA인 전준우 안치홍과의 계약을 1월 초에 마무리 지은 뒤, 또 다른 내부 FA인 고효준 손승락과 협상을 펼쳤다. 스토브리그 협상 전 계산된 일정에 따라 철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외부 FA 시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고, 내부 FA는 이대호 뿐이다. 전력 개편 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지은 상황이기에 마냥 이대호와의 협상을 미룰 수는 없는 처지다. 이대호 역시 시간을 오래 끌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2리(542타수 158안타), 20홈런 110타점, 출루율 3할5푼4리, 장타율 4할5푼2리의 성적을 올렸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135경기 타율 2할8푼5리, 138안타, 16홈런 88타점, 출루율 3할5푼5리, 장타율 4할3푼5리)에 비해선 나아진 수치. 그러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WAR)는 1.00으로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수치 상 드러나지 않는 전체적인 시즌 폼을 볼 때도 기량이 정점을 찍고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는 에이징 커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의 이대호를 기록적인 부분만 갖고 평가할 수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현장에선 더그아웃 리더 및 조언자 역할을 하며 지난해 최하위로 추락했던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린 공신으로 평가 하고 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올 시즌 이대호가 100타점을 넘길지 예상한 이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철저하게 준비했고, 하루하루 노력하면서 결과를 만들어냈다. 나이가 아니라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높은 점수를 준 바 있다.

롯데와 이대호 모두 '계약'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문제는 조건. 롯데는 프렌차이즈 스타인 이대호에게 '+1년'과 같은 옵션을 넣긴 쉽지 않다. 인센티브 조항은 가능하지만 '올해 성적에 따라 내년 계약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넣는 건 내외부에 팀을 대표해 온 타자를 홀대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이대호 역시 코로나19로 위축된 구단의 재정 여건을 등한시할 수 없다. 최근 선수협 논란까지 겪으면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과 달리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롯데와 이대호의 '눈치싸움'이 언제 끝날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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