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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잔잔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가장 큰 파도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롯데의 FA 협상 전략은 '투 트랙'이었다. 내외부 FA인 전준우 안치홍과의 계약을 1월 초에 마무리 지은 뒤, 또 다른 내부 FA인 고효준 손승락과 협상을 펼쳤다. 스토브리그 협상 전 계산된 일정에 따라 철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외부 FA 시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고, 내부 FA는 이대호 뿐이다. 전력 개편 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지은 상황이기에 마냥 이대호와의 협상을 미룰 수는 없는 처지다. 이대호 역시 시간을 오래 끌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2리(542타수 158안타), 20홈런 110타점, 출루율 3할5푼4리, 장타율 4할5푼2리의 성적을 올렸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135경기 타율 2할8푼5리, 138안타, 16홈런 88타점, 출루율 3할5푼5리, 장타율 4할3푼5리)에 비해선 나아진 수치. 그러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WAR)는 1.00으로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수치 상 드러나지 않는 전체적인 시즌 폼을 볼 때도 기량이 정점을 찍고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는 에이징 커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와 이대호 모두 '계약'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문제는 조건. 롯데는 프렌차이즈 스타인 이대호에게 '+1년'과 같은 옵션을 넣긴 쉽지 않다. 인센티브 조항은 가능하지만 '올해 성적에 따라 내년 계약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넣는 건 내외부에 팀을 대표해 온 타자를 홀대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이대호 역시 코로나19로 위축된 구단의 재정 여건을 등한시할 수 없다. 최근 선수협 논란까지 겪으면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과 달리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롯데와 이대호의 '눈치싸움'이 언제 끝날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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