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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닻 올린 '롯데식 머니볼', 새 시즌 몰고 올 변화와 그 끝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12-06 00:11 | 최종수정 2020-12-06 11:00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스토브리그에 접어든 롯데 자이언츠의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롯데는 시즌 종료를 전후해 1~2차에 걸쳐 15명의 선수들을 내보냈고, 최근에는 KT 위즈와 2대2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내야수 김동한 신본기, 외야수 허 일, 불펜 투수 박시영 고효준 등 올 시즌 1군 엔트리에 익숙한 이름들이 팀을 떠났다. 반면 KT와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내년 11월 군 복무를 마치는 우완 유망주 최 건과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29번) 지명권을 받았다. 1군 백업 역할을 맡았던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지만, 빈자리는 내부에서 채워야 하는 상황. 롯데의 새 시즌 엔트리 변화 및 선수 기용에는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2020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여러 변화를 시도했다. 성민규 단장 취임 뒤 퓨처스(2군) 유망주 육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했고, 포지션 변경 등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하지만 시즌 중 롯데는 1군 엔트리에 큰 변동 없이 시즌을 완주했다. 주전-백업의 역할이 명확하게 정해진 1군을 중점적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출전하는 게 기량 유지 및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허문회 감독의 팀 운영론이 작용했다.

올 시즌 뒤 이어진 변화로 사실상 1군 백업 자원이 사라졌다. 허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1군 엔트리 구멍을 채워야 할 선수들을 퓨처스에서 찾아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롯데의 모습은 동명 소설 원작의 2014년 영화 '머니볼'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단장인 빌리 빈은 자신이 원하는 스캇 해티버그의 1루 기용을 위해 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카를로스 페냐의 1루 기용을 고집하던 아트 하우 감독은 빈 단장에 의해 페냐가 트레이드된 후 결국 해티버그를 활용했다.

이번 선수단 정리로 퓨처스에서 성장한 롯데 선수들은 새 시즌보다 폭넓게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2, 3루 및 유격수 자리까지 책임질 수 있었던 신본기의 빈자리는 김민수(22) 신용수(24) 배성근(25)과 신인 나승엽(19)이 메울 전망. 허 일이 떠난 외야수 백업 자리 역시 강로한(28)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불펜 공백 역시 퓨처스에서 기록을 쌓아 올린 나균안(22) 박종무(23) 정태승(32) 박명현(19)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허 감독이 이들의 강점을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할지도 관심사다. 올 시즌 기량, 데이터 등 자신만의 기용 철학을 고수해왔던 그가 큰 폭으로 바뀐 선수단 안에서 어떤 답을 찾을지도 새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를 바라보는 관전포인트가 됐다.

해티버그가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 뒤 오클랜드는 20연승으로 당시 아메리칸리그 최다연승 신기록을 세우고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롯데식 머니볼'도 과연 그런 해피엔딩을 쓸 수 있을까. 주사위는 던져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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