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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삼성은 왕조시대 선수유출 후 급락했는데. '화수분'두산은 다를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12-02 10:46


2014년 삼성 라이온즈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스포츠조선DB

2019년 10월 26일 잠실 두산 우승.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두산 베어스는 이제 6년간 일궜던 왕조가 해체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무려 7명이나 FA 시장에 나왔고 모두 주전 선수들이다. 현실적으로 두산이 모든 선수를 잡을 수 없고 이미 여러 구단에서 두산 선수들을 노리고 있어 여러 명의 유출은 불가피하다. 대부분의 전문가와 팬들은 두산이 내년부터는 힘든 시즌을 치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왕조를 이뤘던 팀이 선수들이 빠져나가고 이를 채우지 못해 성적이 곤두박질친 예가 있다. 바로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로서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삼성도 왕조를 이룬 사이에 선수들이 조금씩 빠져나갔고, 결국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포스트시즌 구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외부FA는 잡지 않더라도 내부 FA 단속은 잘했던 구단이었다. 2004년 마해영이 KIA로 이적한 이후 삼성은 줄곧 내부 FA와 계약을 했었다. 하지만 통합 우승 2연패를 한 2012시즌이 끝난 뒤 첫 유출이 있었다. 불펜 투수 정현욱이 LG 트윈스로 옮긴 것. 2013년 우승 뒤엔 FA가 된 장원삼과 박한이를 잡는데 성공했지만 2014시즌이 끝난 뒤엔 윤성환과 80억원, 안지만과 65억원에 계약하고서 배영수와 권 혁은 한화로 떠나보내야 했다.

2015년부터 급격히 무너졌다. 2015 정규시즌을 우승했지만 이후 터진 원정 도박 의혹으로 임창용과 윤성환 안지만이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하며 두산에 우승을 내줬다. 이후 임창용과 안지만은 방출됐다. 그해 중심타자인 박석민이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삼성은 투-타에서 전력이 떨어졌고, 2016년 9위로 내려앉았다. 시즌 후엔 선발 차우찬과 4번타자 최형우가 각각 LG와 KIA 타이거즈로 이적해 사실상 왕조가 해체됐다. 외부 FA로 우규민과 이원석 강민호 등을 영입해 전력을 끌어올렸지만 삼성은 올시즌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젊은 선수들을 키우고 있지만 성장이 기대만큼 이뤄지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도 왕조를 이루는 동안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갔다. 2015년 삼성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4번을 쳤던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2016시즌 우승 뒤엔 이원석이 삼성으로 이적했다. 2017시즌 뒤엔 민병헌이 롯데로 팀을 옮겼고, 2018시즌 뒤엔 양의지가 NC로 갔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주축 선수들의 유출은 기정사실이 됐다.

두산으로선 유출된 전력을 얼마나 잘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삼성의 경우 FA 이적후 받은 보상선수가 이렇다할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다행히 두산은 보상선수로 받았던 이형범이 지난해 우승의 주역이 됐고, 이원석을 보내고 받았던 이흥련을 트레이드카드로 써서 이승진을 영입한 것이 올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

두산은 그동안 마르지 않는 '화수분' 야구로 팀이 항상 상위권에서 버틸 수 있었다. 선수가 빠져 나가도 두산의 육성 시스템에 의해 키워진 선수가 그 자리를 메우면서 전력 손실이 적었다. 하지만 이번 FA 시장에선 많은 선수의 유출이 걱정되는 상황. 삼성과는 다르게 두산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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