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5핫포커스]125억 실은 '쐐기 투런포' 양의지, 친정팀에 비수로 꽂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11-24 07:30


2020 KBO리그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1루 양의지가 투런포를 치고 들어오며 환호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11.23/

[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4년 전 그 방망이가 비수가 돼 돌아왔다.

NC 다이노스 양의지가 결정적인 홈런포를 터뜨리며 팀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 걸음 더 이끌었다. 양의지는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말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NC는 5대0 완승으로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서게 됐다.

1사 1루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볼카운트 1B-2S에서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의 5구째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125㎞ 커브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포로 연결했다. 150㎞를 웃도는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를 결정구로 던지는 플렉센의 볼배합을 간파한 듯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혀 비거리 125m 아치를 그렸다. 이번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 가장 필요한 순간 터져 나왔다.

상대 두산이 자신을 키워준 친정팀이란 점이 홈런의 의미를 더한다. 양의지는 2018년 말 4년 125억원에 FA 계약을 한뒤 NC로 둥지를 옮겼다. 올해가 이적 두 번째 시즌. 정규시즌서 양의지는 포수로, 타자로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타율 3할2푼8리, 33홈런, 124타점을 때렸다. 홈런과 타점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이었다.

절정의 타격감을 가지고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던 양의지는 3차전까지 별다른 활약상을 보이지 않더니 지난 4차전에서 6회초 선제 결승타를 터뜨리며 수훈 선수가 됐다. 그리고 이날 5차전에서는 박빙의 리드 상황에서 결정적인 펀치를 날리며 완벽한 승리를 이끌었다.

4년 전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두산 시절이던 2016년 한국시리즈 상대가 바로 NC였다. 당시 한국시리즈서 타율 4할3푼8리, 1홈런, 4타점을 올리며 두산의 4연승 우승을 이끌었던 양의지다. 4차전에서 2회 선제 솔로포, 6회 쐐기 적시타를 터뜨리며 6대0 승리를 이끌면서 시리즈 MVP로 선정됐었다. 4년 후 반대 편에 서서 친정팀에 뼈아픈 대포를 터뜨린 것이다.

양의지는 이번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18타수 7안타(0.389), 1홈런, 3타점, 3득점을 기록 중이다. 만일 NC가 이번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를 경우 양의지는 유력한 시리즈 MVP가 될 수 있다. 특히 양의지는 5차전까지 연속 선발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안정적인 마운드 리드를 과시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두산이 3차전 7회 득점 후 이날 9회까지 19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친, 가장 큰 벽은 양의지였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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