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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투수는 공을 던진 뒤엔 야수가 된다. 최근엔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쓰다보니 2루쪽 타구가 잡혀 아웃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투수쪽으로 가는 빠른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 그래서 투수 수비 하나가 경기 흐름과 승패를 바꿀 수도 있다.
초구 스트라이크에 이어 2구째 137㎞의 바깥쪽 포크볼에 페르난데스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타구가 투수쪽으로 갔다. 모두가 중전 안타가 될 타구로 봤다. 하지만 투구를 마치고 오른 발을 땅에 디딘 루친스키의 글러브에 공이 빨려들어갔다.
완벽한 병살찬스. 루친스키는 처음엔 2루쪽을 바라봤지만 이내 홈으로 방향을 틀었다. 홈으로 천천히 공을 안전하게 던져 3루주자를 아웃시켰고, 이어 포수 양의지가 1루로 강하게 던져 전력질주하던 페르난데스를 잡아냈다. 페르난데스의 발이 느린 것을 안 루친스키의 침착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루친스키는 4회초에도 무사 1루서 김재환의 빠른 타구를 잡아내 병살 플레이로 만들었다. 그땐 공을 너무 빨리 잡아 유격수 노진혁이 미처 2루로 오지 못하고 있었다. 루친스키는 당황하지 않고 스텝을 밟아 던지는 박자를 맞췄고, 노진혁이 2루로 온 타이밍에 맞게 공을 뿌려 병살 플레이를 완성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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