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빨리 만나고 싶었다" 친정 겨누는 양의지, 부담과 흥분 사이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11-17 07:55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NC 양의지가 입장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11.16/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NC 박민우, 양의지, 이동욱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 박세혁, 이영하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11.16/

[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스스로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양의지는 어쩔 수 없이 이번 한국시리즈의 중심이다. 성장한 팀을 떠나 새로운 팀의 핵심 멤버로 맞붙는 첫 한국시리즈 대결. 그는 NC 다이노스에게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안길 수 있을까.

정규 시즌 우승팀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승자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이 17일부터 시작된다. 두산이 플레이오프 승자로 결정된 순간부터, 이번 한국시리즈는 '양의지시리즈'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양의지는 "(그런 표현은)기사일 뿐이다 NC가 1위 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과 프런트,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라 말했다. 하지만 국내 최고 포수이자 타자로 꼽히는 양의지가 친정팀을 떠난 후 NC에서 처음 치르는 한국시리즈이자 상대가 두산이라는 객관적 사실이 타이틀을 만들었다. 양의지는 과거 두산의 2015,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 주축이었다. 양의지에게도, 두산에게도 커리어의 정점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양의지도 기다리던 한국시리즈 상대팀이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또 친숙한 두산이라는 사실에 묘한 긴장감과 설렘을 느꼈다고 했다. "티비로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면서 친정팀과 큰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로 너무 흥분됐고,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빨리 경기를 하고싶었다"는 양의지는 "NC로 이적할때 이 팀은 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목표가 2년만에 이뤄졌다. 이 자리가 너무 행복하고, 내일을 즐길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다부지게 각오를 전했다.

애정어린 후배 양의지와 적으로 만난 두산 김태형 감독의 감회도 새로웠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가 경기인만큼 의지도 최선을 다하는 게 맞는 거"라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다가 "당연히 저 '놈'도 최선을 다하겠죠. 저 놈이 어떤 놈인데"라며 힐끗 양의지를 쳐다봤다. 또 "그렇지만 옛 정이라는 게 있으니까 알아서 하라"며 으름장 아닌 으름장을 놨다. 긴장된 무표정을 유지하던 양의지도 그 순간만큼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상대팀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투수와 타자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김태형 감독의 예상 답변은 양의지였지만, 보다 현실적인 답을 내놨다. 김태형 감독은 "우리가 왼손 타자가 많으니까 왼손 투수들을 경계해야 할 것 같고, 타자쪽에서는 중심 타자인 양의지가 있지만 그 앞에 박민우나 이명기 같이 빠르고 정확성 있는 타자들을 안내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두산 김태형 감독과 박세혁이 미소 짓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11.16/
양의지와 '투샷'으로 주목받는 또다른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두산 포수 박세혁이다. 양의지가 NC로 이적하기 전까지 두산의 주전 포수였고, 박세혁은 백업 포수로 뒤를 받쳤다. 양의지가 이적한 후에는 박세혁이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입단 당시부터 2살 차이 선후배이자 알려주고 배우는 동료, 선의의 경쟁자로 함께 한 시간이 길기 때문에 이번 한국시리즈가 더욱 두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린다. 박세혁은 "이목이 집중될 거라 생각했다. 저도 의지 형에게 많이 배웠고,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이번에는 대결 구도가 됐는데 좋은 승부 펼쳤으면 좋겠다"고 양의지 앞에서 각오를 드러냈다. 양의지는 자신이 가르친 게 특별히 없다면서 "사랑해서, 세혁이를 너무 많이 좋아해가지고 야구보다는 개인적인 사생활을 많이 가르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NC와 두산. 두 팀 중 누가 우승하더라도, 또 양의지와 박세혁 중 누가 마지막에 웃더라도 이번 한국시리즈 맞대결은 특별하다. 서로를 너무 잘 알고있어서 더욱 흥미진진한 요소가 넘친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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