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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던 타자. 드디어 찾아온 기회에 마침내 주인공이 됐다.
0의 행진이 이어지던 8회초. 두산은 드디어 침묵을 깨는 첫 점수를 만들었다. 소형준이 물러난 이후에 만든 2사 1,3루 찬스에서 김재환의 선제 1타점 적시타와 허경민의 1타점 적시타를 보태 2-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8회말 만루 작전을 썼지만 마무리 이영하가 베테랑 타자 유한준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두산에게 주어진 정규 이닝 마지막 9회 공격. 선두타자 김재호가 안타로 출루했다. 두산은 대주자 이유찬을 투입했고,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살렸다. 오재원의 희생번트로 주자는 이제 3루까지 들어갔다. 1사 3루.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두산 벤치는 조수행 타석에서 대타 김인태 카드를 선택했다. 그러자 이번엔 KT 벤치가 움직였다. 김재윤을 내리고 조현우를 투입했다. 두산은 계속해서 김인태로 밀어붙였다.
김인태의 올해 가을야구 첫 타석이었다. 김재환, 박건우, 정수빈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국가대표 외야진에 그는 늘 백업 1순위였다. 지난해 두산 정규 시즌 우승 확정 경기에서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인태는 성실함과 타격 재능만 놓고 보면 늘 손에 꼽히는 유망주였다. 그러나 팀내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기 힘들었다.
정규 시즌을 4위로 마친 두산이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2경기를 치렀을 때도 김인태의 출장 찬스는 돌아오지 않았다. 2경기 모두 팽팽하게 펼쳐지면서, 김인태는 선발은 물론 대타나 대수비로 나갈 기회도 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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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기회가 없는 선수일수록 예열이 힘들다. 실전을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찬스에 타석에 서면 더더욱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그래서 김인태의 적시타는 더 귀중했다. 첫 경기 첫 타석에서 만든 결승타. 두산이 보여주는 '가을 DNA'는 이런 선수들이 모여 만들어낸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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