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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견 없는 클래스. 현 시점 KBO리그 최고 선발 투수는 크리스 플렉센이다.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의 첫 대결.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주저 없이 플렉센이었다.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이어지는데다 4일 휴식 후 등판이라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상황. 더군다나 상대는 아직 뚜껑을 열어보지 않아 더 까다로울 수 있는 KT였다.
KT도 플렉센의 최근 컨디션을 감안해 '강공' 라인업을 내세웠다. 황재균을 '리드오프'로 전면에 배치하고, 그 뒤를 강백호와 멜 로하스 주니어로 채웠다. 1~3번부터 강타자들로 플렉센을 압박해야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7회까지 스트라이크가 볼보다 2배 이상 많을 정도로 플렉센은 압도적이었다. 계속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공을 던져도 KT 타자들의 타구는 뻗어나가지 못했다.
투구수 80개를 넘긴 8회 볼넷과 2루타로 위기에 몰린 플렉센은 이닝을 끝내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마무리 이영하가 플렉센의 책임 주자 2명을 모두 들여보내면서 2실점 했지만, 그가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3루측 두산 원정팬들은 기립 박수로 플렉센에게 환호를 보냈다. 플렉센은 승리 요건이 불발됐음에도 불구하고 1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뉴욕 메츠의 유망주 투수였던 플렉센은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KBO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시즌 중반 2개월간 공백을 갖기도 했지만, 회복 이후 그는 이견 없는 리그 원톱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그의 활약에 재계약을 제시해야 할 두산은 물론이고, 해외 리그 구단들의 시선도 쏠린다. 몸값이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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