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준PO]'오재원 빠던' 동상이몽, "홈런인줄"-"잡힌다고 봤어요"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11-05 17:37


2020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1사 1,3루 두산 오재원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1.04/

2020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1사 1,3루 두산 오재원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1.04/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재원의 머쓱한 배트플립이 화제가 됐다. 당사자와 감독은 홈런이라고 봤지만, 주자의 생각은 또 달랐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회에 1타점 2루타를 쳤다. 두산이 2-0으로 앞서던 4회말 박세혁 볼넷, 김재호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 정수빈이 외야 플라이로 물러난 후 오재원의 타석이 찾아왔다. LG 선발 투수 이민호를 상대한 오재원은 2구째를 받아쳤다. '딱' 하고 맞는 순간 오재원은 홈런임을 직감한듯 보였다. 방망이를 집어던지며 포효하는 화끈한 배트 플립 세리머니를 하면서 1루를 향해 갔지만, 쭉쭉 뻗어나가던 타구는 우중간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지는 2루타가 됐다. 움직이지 않고 있던 주자들은 그제서야 뛰었다. 3루주자 박세혁만 홈을 밟았고, 1루주자 김재호는 3루까지, 타자주자 오재원은 2루에 들어갔다.

물론 두산쪽으로 분위기를 완벽히 끌어오는 귀중한 득점이었지만, 오재원은 내심 홈런이 되지 않은 것이 아쉬운 것 같았다. 1차전 종료 후 수훈 선수로 선정된 오재원은 "세리머니를 의도한 것은 아니고 홈런인줄 알았다"며 웃었다. 그는 "올해에만 같은 곳으로 2번째 못넘기고 있다. 똑같은데만 두번 맞췄는데 안넘어간다. 타구가 조금 이상하긴 했다. 가다가 타구가 죽더라. 어쨌든 추가점을 내야하는 상황이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크리스 플렉센은 "(힘을 키우게)웨이트를 더 해야한다"고 첨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형 감독도 홈런이라고 봤다. 김 감독은 "넘어갔다고 봤다. 근데 마지막에 안넘어가더라"며 아까워했다.

1루주자였던 김재호의 생각은 또 달랐다. 김재호는 "잡히는줄 알고 안뛰었다. 외야 플라이를 치고 그렇게 액션을 취하는 줄 알았는데 생갭다 타구가 멀리 가더라. 잡히는 줄 알고 베이스 앞에 있어서 빨리 뛰어들어가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쭉쭉 뻗어가는 타구를 보는 각자의 의견은 달랐지만, 어쨌든 해피엔딩이라 다행인 순간이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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