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핫포커스]'4년 150억 끝' 두 번째 FA 앞둔 이대호와 롯데의 선택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11-05 05:30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과연 이대호(38)가 내년에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을까.

정규시즌을 마친 롯데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4년 총액 150억원 계약을 마친 이대호와의 동행 여부다. 다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하는 이대호가 권리 행사를 할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양측이 어떤 조건을 주고받고 결론을 내릴지가 관심사다.

이대호는 올 시즌 전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2할9푼2리(542타수 158안타), 20홈런 110타점, 출루율 3할5푼4리, 장타율 4할5푼2리. 공인구 반발력 저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135경기 타율 2할8푼5리, 138안타, 16홈런 88타점, 출루율 3할5푼5리, 장타율 4할3푼5리)에 비해선 나아진 수치. 그러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WAR)는 1.00으로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수치상 드러나지 않는 전체적인 시즌 폼을 볼 때도 기량이 정점을 찍고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는 에이징커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의 이대호를 기록적인 부분만 갖고 평가할 수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현장에선 더그아웃 리더 및 조언자 역할을 하며 지난해 최하위로 추락했던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린 공신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올 시즌 이대호가 100타점을 넘길지 예상한 이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철저하게 준비했고, 하루하루 노력하면서 결과를 만들어냈다. 나이가 아니라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이대호를 바라보는 롯데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롯데가 결심만 내린다면 자금 면에서 이대호와의 계약에 어려움을 겪을 상황은 아니다. 다만 기량, 나이 측면에서 봤을 때 4년 전처럼 이대호에게 장기 계약이나 거액을 안겨주기는 무리다. 30대 중반 선수들이 대부분 주전인 팀 체질도 이대호를 오랜 기간 붙잡는 데 걸림돌이다. 이럼에도 이대호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 포지션은 채울 수 있지만, 이대호가 가진 상징성과 무게감을 견주기는 어렵다.

이대호 본인의 결단도 관건. 지난 2년간 축소된 FA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재정난까지 겹쳐 역대급 한파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이대호가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 상황이 요동칠 수도 있다. 해외 생활 7년을 제외하면 줄곧 롯데에서 뛰어온 이대호의 팀을 향한 애정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FA 자격을 취득해도 시선은 오로지 롯데 쪽으로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기량 면에서 전성기에는 못 미치지만 팀에 도움을 줄 여력은 있다. 이런 그가 팀내 기여, 상징성까지 인정받기 위한 조건을 내미는 것까지 막을 순 없다.

선수생활 끝무렵에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예는 많다. 이승엽은 2015년 삼성과 2년 총액 36억원 계약을 맺었고, LG 박용택은 2019년에 2년 총액 25억원에 사인했다. 한화 김태균은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10억원 계약을 했다. 이들에 충분히 견줄만한 이대호는 과연 어떤 결과물을 얻게 될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