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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어느덧 가을, 두산의 계절이 왔다. 두산이 2019년에 이어 또한번의 '미라클'을 과시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미라클 두산'을 묻는 질문에 "2위부터 5위까지 1경기 차다. 2연패, 3연패 한번 하면 순위가 확확 바뀐다. 끝까지 가봐야 안다.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확실히 요즘 팀 분위기가 좋다. 작년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원투펀치(라울 알칸타라-크리스 플렉센)가 잘해주고 있고, 중간에선 이승진이 완벽하게 막아주고 있다. 이대로 끝까지 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올 시즌 내내 두산의 발목을 잡아온 한화와의 대결이었다. 한화의 18연패를 끝낸 팀도, 올시즌 첫 2연승을 선물한 팀도 두산이었다. 이상하게 한화만 만나면 경기가 꼬였다. 하지만 이번엔 기분좋은 3연승을 거두며 2위 경쟁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투타 모두 폭발적인 상승세다.
이날 승리는 두산 왕조를 이끌어온 '레전드' 유희관을 위한 선물이기도 했다. 유희관은 지난 8월 28일 NC 다이노스 전 이후 5경기 4연패에 그치며 8승에 멈춘 상황. 반드시 승리해야 '8년 연속 10승'을 노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두산 타선의 화끈한 지원 속 유희관은 6이닝 1실점으로 쾌투하며 9승째를 달성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이 본인 컨디션을 되찾았다"고 칭찬했다. 유희관은 "사실상 오늘 졌으면 10승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집중했다. 데뷔 첫 선발 등판하던 날보다, 한국시리즈 때보다 떨렸다"며 남다른 감동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 팀은 추워지면 힘이 난다. 팬들이 응원해주면 신이 나고 분위기를 탄다"면서 "웃을 수 있는 시즌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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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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