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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기분이 별로 좋진 않다. 할말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날 두산은 한화 선발 김민우의 호투에 눌렸다. 4안타 4볼넷의 빈타에 시달렸다. 그중 하나가 김재호의 귀중한 결승타였다. 김재호는 7회말 2사 2루에서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기록했다. 2루에 있던 정수빈이 홈을 밟았고, 이날의 결승점이 됐다.
하지만 히어로 인터뷰에 임하는 김재호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두산은 선발 크리스 플렉센이 6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했고, 7~8회는 필승조 이승진이 완벽하게 막아냈다.
다음 타자 브랜든 반즈가 3유간 깊숙한 땅볼을 쳤다. 김재호가 잡아냈지만, 2루에서 대주자 이동훈이 세이프됐다. 이어 김재호는 강경학의 유격수 정면 강습타구를 놓치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도 이영하가 오선진을 삼진 처리, 김재호는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김재호는 "치열한 순위싸움에서 승리를 거둬서 기쁘다"면서도 "결승타는 기분이 별로 좋진 않다"고 답했다. 잘 맞은 타구가 아니었던 데다, 앞선 9회의 강렬한 기억 때문이다. 김재호는 "할 말이 없다. 더 안정적으로 처리했어야했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김재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반즈의 타구는 느렸다. 난 2루를 커버했다가 3유간으로 따라간 상황이라 1루는 늦었다고 봤다"면서 "춥다보니 공이 잘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경학의)타구가 빨랐고, 스쳐지나가는 상대 주자에 가렸다. 내 준비가 늦은 탓"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4위 자리를 지켜낸 귀중한 승리였다. 김재호는 "우린 밑에서 올라가는 입장이라 부담이 없다. 전에는 오르락내리락했는데, 1승에 목말라하지 않으니 팀 분위기도 좋아지고 성적도 잘 나온다"면서 "결국 큰 경기는 누가 긴장하느냐 안하느냐의 차이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해봐서 거기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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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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