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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끊이지 않는 잡음. 그리고 끝 없는 파격의 연속. 히어로즈표 파격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그런데 손 혁 감독도 한 시즌을 채 마치기도 전에 지난 8일 자진 사퇴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상식적으로, 야구계 통념상 정규 시즌 3위를 기록 중인 감독이 그것도 포스트시즌을 코 앞에 둔 이렇게 중요한 상황에 '자진' 사퇴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키움의 올 시즌 목표가 우승이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야구계에서 수 십년 몸 담은 베테랑이 포스트시즌 진출 직전 자신이 팀을 떠날 경우, 선수단에 미치는 동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 감독은 아주 무책임하고, 이성보다 충동이 앞서는 지도자다.
불과 하루 전까지 내년에 입단할 1차지명 신인인 장재영에 대한 기대치를 인터뷰하고, 남은 시즌 구상을 이야기하던 감독이 경기 후 마음이 바뀌어 사퇴를 결정했다는 구단의 설명도 석연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고마워서' 잔여 연봉을 보전해준다는 '통 큰' 결정 역시 오해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하다. 사퇴 발표 직후부터 배경을 둘러싼 수 많은 소문이 퍼지고 있고, 구단의 설명은 오해를 끄지 못하고 오히려 더 키웠다. 그동안 감독 선임, 구단 운영과 관련해 유독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히어로즈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던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잔여 시즌을 치르는 파격 결정을 내렸다. 홍원기 수석코치, 강병식 타격코치 등 베테랑 코치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키움은 또다른 파격을 선택했다. 키움 구단은 '관행'이나 '통념', '보통'과 가장 거리가 먼 구단이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한국시리즈 준우승 감독도, 승률 0.557 감독도 떠났다. 아마 키움이 선택할 차기 감독은 첫 시즌 6할 승률 이상, 그리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단숨에 안겨줄 인물이 아닐까. 리그 최강팀을 만들기 위한 파격의 종착지가 궁금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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