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히어로]과학을 비웃는 KT 데스파이네의 강철 어깨. "쿠바리그 때부터 5일 쉬면 못던졌다."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KT 데스파이네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2020.09.09/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의 선택은 옳았다. 지난해 11승을 거뒀던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와의 재계약 대신 새로 데려온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팀의 에이스로 굳건한 활약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데스파이네는 지난해 윌리엄 쿠에바스가 세운 KT 구단 한시즌 최다승 기록도 세우며 KT의 에이스로서 자리매김했다

데스파이네는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뿌리며 1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해 팀의 7대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4승(7패)을 올려 다승 1위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15승3패)에 1승차로 다가섰다. 데스파이네의 14승은 지난해 윌리엄 쿠에바스가 기록한 KT 역대 한시즌 최다승인 13승을 뛰어넘는 새로운 KT 최다승 신기록이다.

데스파이네의 장점은 내구성이다. 4일 휴식후 5일 등판의 힘든 스케줄을 지금까지도 소화해 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벌써 27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167이닝을 던졌다. 10개구단 투수 중 가장 많은 등판에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성적이 좋으니 말릴 수도 없다.

5일 간격으로 등판한 19경기서 12승3패에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6일 간격으로 등판한 6경기서 2승4패 평균자책점 6.62를 기록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5일 휴식후 등판한 지난 15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서 6⅓이닝을 던지며 7실점 패전투수가 됐던 데스파이네는 5일만에 다시 오른 SK전서 예전의 좋은 피칭을 했다. 2회말 오준혁에게 맞은 안타가 유일했다. 1실점도 3루수 황재균의 실책 때문에 만들어진 것으로 데스파이네는 비자책을 기록. 최고 154㎞의 직구와 커브, 투심, 커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공으로 2회를 제외하곤 SK 주자가 2루를 밟지 못하게 꽁꽁 묶었다.

데스파이네는 경기후 구단 최다승 소감을 묻자 "개인 기록에 의식하지는 않지만 구단 신기록이라 하니 기"쁘다"면서도 "그것보다 팀이 승리해 포스트시즌에 다가간 것이 더 좋다. 선숟ㄹ이 잘해주고 있어서 전망이 밝다"라고 말했다.

역시 5일 간격의 등판이 효과적이었다. 데스파이네는 "나의 몸은 신기하게도 휴식을 취할수록 컨디션이 나오지 않고 던지면 던질수록 좋다"면서 "쿠바리그에서 뛸 때부터 알았다. 쿠바도 월요일이 휴식이라 5일 쉬고 등판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좋지 않았다"라고 했다. 앞으로 두차례는 4일 휴식후 등판이라 데스파니에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듯.

스스로 5일 휴식후에도 좋은 피칭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월요일에 경기를 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5일 휴식후 던지는 날이 있다. 그럴 땐 컨디션이 떨어지지 않도록 어떻게 보강해야할지 코칭스태프, 트레이닝 파트와 함께 고민하고 있고,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승왕 경쟁도 하고 있지만 개인 기록보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시즌 전에 20승을 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성취하고픈 욕심이 있다"는 데스파이네는 "그 정도 성적으로 다승왕을 한다면 개인 목표를 이루는 거라 기쁠 거 같은데 그렇다고 의식하지는 않는다. 팀의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