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우천-DH가 만든 선발 로테이션 구멍, 순위경쟁 막판 새 변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9-08 10:00


◇스포츠조선DB

[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역대 최장 장마가 KBO리그에 남긴 것은 잔여 경기 뿐만이 아니다.

막판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10개 구단이 '대체 선발 확보'라는 새로운 변수를 만났다. 비로 인해 우천 취소 일정이 이어지고, 이후 더블헤더 경기를 치르면서 기존 선발 로테이션이 꼬이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1위 NC부터 9위 롯데까지 10경기 내의 격차가 형성된 치열한 구도 속에서 한 경기에 두 명의 선발 투수를 써야 하는 더블헤더는 사실상 강약 조절이 불가능해졌다. 매 경기 최상의 카드를 꺼내들면서 생기는 구멍을 메우는 것에 대한 사령탑들의 고민은 커지는 눈치다.

대부분의 팀들은 선발 구멍을 메우기 위한 대체 카드를 확보한 채 시즌에 돌입한다. 평상시엔 롱릴리프, 로테이션으로 출전시키다 유사시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리그 지연으로 더블헤더-서스펜디드-월요 야구로 이어지는 일정 속에 이런 예비 카드는 빠르게 소진됐다. 빡빡한 리그 판도에서 체력 부담, 부상 변수가 이어지는 점도 기존 구상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때문에 각 팀들이 대체 선발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4일 KIA 타이거즈와 더블헤더를 치르며 선발 카드를 소모했던 롯데 자이언츠는 베테랑 송승준을 513일 만에 다시 선발 등판시키기로 했다. 롯데는 앞서 선발진 구멍이 발생했을 때 이승헌 장원삼 등을 활용해 돌파구를 만들어 간 바 있다.

대체 선발로 맹활약하다 선발진에 합류하는 케이스도 발생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최원준이 대표적. 올 시즌 불펜에서 출발했던 최원준은 6월 12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해 마수걸이 승을 따냈다. 이후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으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33경기 81⅔이닝을 던져 9승 무패의 엄청난 활약상을 펼치고 있다.

'불펜 데이'를 돌파구로 활용하는 팀들도 있다. 대체 선발 대신 불펜 요원들에게 1~2이닝씩을 맡겨가면서 승부를 치르는 식. 1군에서 검증을 마친 불펜 투수들은 대체 선발에 비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고, 경기 상황에 따라 필승-추격조를 잘 섞어가면서 9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6일 고척 키움전에서 KT가 9명의 불펜 요원을 동원해 8대7 승리를 거머쥔 바 있다. 키움 손 혁 감독도 선발 로테이션과 상대에 따라 '불펜데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을야구를 향한 순위 싸움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마운드 변수 하나가 올 시즌 한 해 농사를 판가름 지을 수도 있는 상황. 각 팀이 마운드 구멍 변수를 어떻게 헤쳐 나아갈 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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