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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포커스]'국지성 호우+태풍, 코로나 현실 공포까지' 갈 길 바쁜 프로야구 피곤함만 쌓이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9-01 07:30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시작 전 쏟아진 폭우로 인해 특별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되었다. 경기는 내일 30일 오후 2시 30분부터 재개된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8.29/

28일 대전 한화전이 폭우로 경기가 노게임 선언되자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는 삼성 선수단. 대전=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쉽지 않은 시즌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각 개막한 2020 프로야구. 본격적 승부처인 100경기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휘청거리고 있다. 줄부상과 체력 고갈로 인한 부진 선수가 속출하고 있다.

죽음의 2연전이 지각 개막과 함께 팀 별 80경기 전후로 일찌감치 찾아왔다.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까지 소화해야 하는 상황. 지난달 25일 부터 앞당겨 재개된 더블헤더와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현장의 압박감은 더해졌다.

날씨까지 요사를 떨고 있다. 기록적으로 길게 이어졌던 장마가 끝날 무렵 국지성 호우가 찾아왔다.

멀쩡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게릴라성 폭우가 내린다.

한번 시작되면 그라운드를 초토화 할 정도로 강한 국지성 호우다. 뚝 그쳐도 정비 후 재개가 쉽지 않을 정도다. 선수단은 긴 시간 경기장에 발이 묶인다.

끝까지 하면 다행. 노게임으로 헛심을 쓸 수도 있다.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삼성전은 3회초 2사 1루에 내린 폭우로 노게임이 선언됐다. 4-0으로 앞서던 한화로선 하늘이 원망스러웠던 순간. 그 와중에 1회말 노태형의 데뷔 첫 홈런은 비에 씻겨 내려갔다. 찜찜한 마음으로 사직 원정에 나선 한화는 롯데를 만나 2연패를 당했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시작 전 쏟아진 폭우로 인해 특별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되었다. 경기는 내일 30일 오후 2시 30분부터 재개된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8.29/

서스펜디드 게임도 피로를 가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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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잠실에서 만난 '서울라이벌' LG와 두산 경기. 4회초를 앞두고 쏟아진 비로 중단됐다. 다음날인 30일 역대 9번째 서스펜디드 게임이 성사됐다. 더블헤더나 다름 없는 투수 소모와 야수 체력 부담. 두 팀은 5대5로 비기며 끝까지 아쉬움을 남겼다.

지긋지긋한 비. 이 와중에 태풍까지 한반도를 향해 맹렬하게 북상 중이다.

강하게 발달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은 부산 등 남동부 지역에 상륙할 거란 반갑지 않은 예보다. 강한 세력의 태풍이라 이번 주중 프로야구 일정에 또 다른 생채기를 낼 가능성이 크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선수단을 더 힘들게 하는 건 '현실 공포'로 떠오른 코로나19다.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군에서 머물고 있는 한화 투수 신정락이 31일 프로야구 선수로선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선수단에 그동안 '남의 문제'였다면 이제는 언제든 '나의 문제'가 될 수 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혼돈의 시작이다. KBO는 당장 1일부터 퓨처스리그 일정을 중단시켰다.


3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화 신정락. 프로스포츠 선수 중 첫 확진자가 됐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훈련 동선이 겹칠 수 있는 1,2군 간 교류 선수들을 감안하면 당장 1군 경기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KBO는 최근 1군에 등록된 선수들의 격리와 검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1일 잠실 두산-한화전 취소 여부를 고민중이다.

확진자 접촉 선수가 나올 경우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2주간의 자가 격리를 피할 수 없다. 만에 하나 접촉 선수가 광범위 할 경우 아예 리그가 중단될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케이스는 1군 선수가 아닌 재활조 선수라는 점에서 확산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을 대확산의 전조 증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은 프로야구도 더 이상 코로나19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언제든 1군 선수 중에도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해당 팀 별로 경기가 취소되거나 만에 하나 리그가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시즌 완주를 장담하기 힘들다. 매우 복잡한 KBO 이사회 합의 과정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반가운 빛을 만나는 순간 또 다른 터널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 어쩌면 2020 시즌은 프로야구 종사자들에게 가장 힘겨운 시즌으로 기억될 지 모르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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