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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쉽지 않은 시즌이다.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까지 소화해야 하는 상황. 지난달 25일 부터 앞당겨 재개된 더블헤더와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현장의 압박감은 더해졌다.
날씨까지 요사를 떨고 있다. 기록적으로 길게 이어졌던 장마가 끝날 무렵 국지성 호우가 찾아왔다.
한번 시작되면 그라운드를 초토화 할 정도로 강한 국지성 호우다. 뚝 그쳐도 정비 후 재개가 쉽지 않을 정도다. 선수단은 긴 시간 경기장에 발이 묶인다.
끝까지 하면 다행. 노게임으로 헛심을 쓸 수도 있다.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삼성전은 3회초 2사 1루에 내린 폭우로 노게임이 선언됐다. 4-0으로 앞서던 한화로선 하늘이 원망스러웠던 순간. 그 와중에 1회말 노태형의 데뷔 첫 홈런은 비에 씻겨 내려갔다. 찜찜한 마음으로 사직 원정에 나선 한화는 롯데를 만나 2연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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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디드 게임도 피로를 가중시킨다.
지긋지긋한 비. 이 와중에 태풍까지 한반도를 향해 맹렬하게 북상 중이다.
강하게 발달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은 부산 등 남동부 지역에 상륙할 거란 반갑지 않은 예보다. 강한 세력의 태풍이라 이번 주중 프로야구 일정에 또 다른 생채기를 낼 가능성이 크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선수단을 더 힘들게 하는 건 '현실 공포'로 떠오른 코로나19다.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군에서 머물고 있는 한화 투수 신정락이 31일 프로야구 선수로선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선수단에 그동안 '남의 문제'였다면 이제는 언제든 '나의 문제'가 될 수 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혼돈의 시작이다. KBO는 당장 1일부터 퓨처스리그 일정을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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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최근 1군에 등록된 선수들의 격리와 검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1일 잠실 두산-한화전 취소 여부를 고민중이다.
확진자 접촉 선수가 나올 경우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2주간의 자가 격리를 피할 수 없다. 만에 하나 접촉 선수가 광범위 할 경우 아예 리그가 중단될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케이스는 1군 선수가 아닌 재활조 선수라는 점에서 확산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을 대확산의 전조 증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은 프로야구도 더 이상 코로나19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언제든 1군 선수 중에도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해당 팀 별로 경기가 취소되거나 만에 하나 리그가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시즌 완주를 장담하기 힘들다. 매우 복잡한 KBO 이사회 합의 과정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반가운 빛을 만나는 순간 또 다른 터널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 어쩌면 2020 시즌은 프로야구 종사자들에게 가장 힘겨운 시즌으로 기억될 지 모르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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