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히어로]11승 뷰캐넌의 못말리는 가족사랑 "오늘 아내 애슐리의 생일 기사에 꼭 적어달라."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8-20 23:24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투수 뷰캐넌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8.20/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하나 더 말씀드릴 게 있다."

구단 버스를 타야하기에 인터뷰를 마무리하려던 찰나. 데이비드 뷰캐넌이 오히려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뷰캐넌은 "오늘 아내 애슐리의 서른번째 생일이다. 축하한다고 기사에 좀 써달라"고 했다.

뷰캐넌의 가족 사랑은 유명하다. 공개 석상에서 가족을 얘기하면 눈물을 흘린게 벌써 두번이나 된다. 지난 7월 1일 "둘째 아이를 임신한 아내가 몸이 안좋아져서 아들 브래들리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아내와 아이가 한국 생활을 좋아했는데 돌아가게돼 너무 아쉽다"면서 가족과 헤어지는 것에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7월 14일엔 구단이 진행한 이벤트에서 자신과 아내, 아들, 그리고 새로 태어날 딸의 모습을 담은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고 또 울었다.

아내의 생일날인 20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서 시즌 11승을 거뒀다. 아내에게 생일 선물로 승리를 바치기 위해서였을까. 제구 불안 등으로 6이닝 동안 2개의 솔로포를 맞는 등 무려 10개의 안타를 내주는 부진 속에서도 3실점으로 막으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오늘 10안타를 맞았는데.

오늘은 구위가 만족스럽지 못했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그런 날들이 있다. 그런 날일 수록 어떻게든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은 투수의 능력이고 오늘은 잘 풀어 나갔던 것 같다. 특히 야수들이 득점지원을 많이 해줘서 구위가 좋지 않음에도 마운드에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SK전에 계속 잘던졌는데. 오늘 SK 타자들은 어땠나.


오늘 구위가 100퍼센트가 아니라서 차이점을 얘기하긴 어렵다. 이전에도 3경기 잘던졌지만 SK는 라인업이 좋은 팀이다. 1번부터 9번까지 다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이라 항상 신경을 많이 쓴다. 오늘 구위가 안좋았지만 야수들이 득점을 빨리 내줘서 던질 수 있었다.

-병살타 유도율이 굉장히 높은데 그 비결이 있다면.

나는 원래 땅볼 유도형 투수다. 평생 그런 형의 투수였고 땅볼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병살 시킬 확률이 높은 것 같다. 특히 몸쪽 바깥쪽 제구력으로 타자들이 쫓아 나오는 스윙을 하게끔 한다. 오늘도 정타로 맞은 안타도 있었지만 땅볼로 내야를 빠져나가는 안타가 많았는데 그건 안타라고 생각하지 않고 땅볼을 유도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뛴 것이 도움이 됐나. 또 한-일 야구의 차이점이 있다면.

일본과 한국의 응원문화가 비슷하다고 들었다. 일본에서 드럼치고 노래도 부르고 시끄러운 환경에서 야구를 했다. 그게 한국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관중이 없어서 아쉽다. 한국이나 일본, 미국 모두 프로이기 때문에 수준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선수들이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엔 장타자들이 좀 더 많다는 것이다. 1번부터 9번까지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많다. 또 일본에서는 2스트라이크에선 타자들이 공을 맞히려고 하는데 한국은 2스트라이크에도 큰 스윙을 그대로 하는 선수가 많다.

한마디만 더 하고 싶다. 오늘 와이프 애슐리의 생일인데 생일 축하한다고 기사에 써주시면 감사하겠다. 애슐리의 서른살 생일이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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