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시선]'트레이드 無' 스토브리그와 같은 듯 달랐던 롯데 프로세스, 그 결과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8-18 06:30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롯데발 깜짝딜'은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마감된 트레이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스토브리그의 잔상'이 그만큼 컸다. 지난 시즌을 꼴찌로 마감했던 롯데는 스토브리그 기간 코치진 대폭 개편에 이어 트레이드와 외인-FA 영입으로 바람몰이를 했다. 포수-좌완 투수 확보라는 과제, 치열한 5강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최근 시점에서 또 다른 변화를 통해 탄력을 줄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롯데는 아무런 소식 없이 트레이드 시장을 마쳤다. 개막 직후 키움 히어로즈에서 추재현을 데려오고 전병우-차재용을 내주는 1대2 트레이드가 성사된 게 전부였다.

롯데는 키움과의 1대2 트레이드 이후에도 물밑에서 꾸준한 행보를 펼쳤다. 시선은 투수 쪽에 쏠렸다. 지난 수년간 롯데가 확보한 양질의 투수 자원이 기반이 됐다. 성민규 단장 주도하에 타팀과 물밑에서 여러 카드가 꾸준히 오갔고, 한때 가시적 접근이 이뤄지기도 했다. 주전급 투수를 기반으로 여러 유망주를 얻는 카드도 고려된 바 있다. 그러나 마지막 점은 찍지 못했다. 치밀한 계산과 줄다리기가 오가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카드를 찾기란 애초부터 무리였다.

롯데는 2017년 이후 세 시즌 만에 다시 가을야구 도전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5할을 오가는 승률, 우천 순연된 잔여 경기 일정 등 순위 싸움 호재가 여전히 있다. 때문에 트레이드를 통해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었다는 시선도 있다.

그렇다면 왜 롯데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일까.

올 시즌이 성 단장 취임 초기 내걸었던 '강팀 도약'을 위한 프로세스 정립의 첫 해라는 점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트레이드, FA 영입뿐만 아니라 2군 육성을 위한 환경-시설-프로그램 개선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만든 전력과 2군 성장을 통해 올 시즌 밑바닥을 좀 더 단단히 다지는 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올 시즌 현재까지의 흐름도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필요 전력을 얻기 위해 반대급부를 내줘야 하는 게 필연인 트레이드는 이런 롯데의 방향성을 어지럽게 만들 수도 있다.

허문회 감독에 대한 믿음도 깔려 있다. 허 감독은 개막시리즈부터 큰 엔트리 변화 없이 무난하게 시즌을 꾸려가고 있다. 외국인 선수를 뺀 국내 선수 중 올해 새롭게 1군 라인업에 가세한 선수는 FA 계약자인 안치홍 노경은 장원삼 정도다. 별다른 구성 변화 없이도 최하위에서 중위권 싸움을 하는 전력으로 변모한 데는 컨디션 관리, 동기 부여에 주력한 허 감독의 공도 일면 있었다. 기존 전력으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얻고 있는 허 감독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득 없이 트레이드 시장을 마감한 롯데의 모습은 지난 겨울을 떠올릴 때 분명 낯설다. 하지만 그 이면엔 꾸준한 방향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행보에 대한 평가는 올 시즌 롯데가 어떤 결과물을 얻느냐에 따라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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