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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선발 장시환이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강재민과 김종수는 쉬고, 정우람을 8회부터 낼 생각이다. 7회까지 어떻게든 버티는 게 관건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장시환과 케이시 켈리, 양팀 선발투수의 불꽃 튀는 맞대결이 펼쳐졌다. 켈리는 이날 7회까지 사사구 없이 8안타 1실점으로 역투했다. 4회와 6회, 2차례의 1, 3루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LG도 최성훈 최동환 진해수 송은범 정용운까지, 필승조를 제외한 불펜을 총동원하며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다. 노수광의 도루를 잡아낸 유강남의 송곳 같은 2루 송구, 이용규의 기습적인 2루 질주를 막아낸 김현수의 침착한 수비, 노수광의 1루 쪽 강습 타구를 가로막은 라모스의 다이빙 캐치, 7회초 이해창의 2루 쪽 깊숙한 유격수 땅볼을 걷어올린 오지환의 미친 수비까지. 야수들도 켈리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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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화 선발 장시환의 투구가 더 눈부셨다. 장시환은 1회 첫 타자 홍창기에게 무려 11개의 공을 던진 끝에 볼넷을 허용했고, 이후 4번 김현수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이날 장시환의 볼넷은 이것으로 끝. 이후 7회까지 단 한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안타도 4회 3루수 노시환의 아쉬운 수비로 인한 김민성의 좌익선상 2루타가 유일했다. 7이닝 1안타 2볼넷 무실점. 인생투 그 자체였다.
LG는 지난 28~30일 SK와의 3연전을 손쉽게 스윕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3경기 동안 무려 44점을 뽑아내며 활화산처럼 타오르던 타선은 장시환과 정우람, 한화를 대표하는 두 투수 앞에 차갑게 식었다. 7월에만 타율 3할6푼4리 9홈런 29타점 OPS 1.168로 화려하게 빛난 김현수도, 지난 3경기 동안 타율 4할6푼2리(13타수6안타) 2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533로 반등을 이뤄낸 라모스도 안타 없이 침묵했다.
한화는 전날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장 혈투에 끝까지 정우람을 쓰지 않았다. 최 대행은 "우리가 리드를 잡으면 바로 투입하려고 준비시켜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 전에서 정우람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헛되게 워밍업만 거듭하다 팀의 패배를 바라봐야했다.
하지만 31일 LG 전은 달랐다. 4타석 4출루(3안타 1볼넷)를 달성하며 2득점에 모두 관여한 최진행, 3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한 하주석이 켈리를 상대로 천신만고 끝에 따낸 1점, 그리고 한화전 9전 전승을 달리던 LG를 상대로 인생투를 펼친 장시환이 가져다준 리드였다. 여기에 9회초 공격에서 최진행의 볼넷과 정은원의 안타, 강경학의 1타점 내야땅볼을 묶어 천금같은 1점이 추가됐다.
'2이닝 마무리'의 책임감을 짊어진 정우람에겐 그것으로 충분했다. 정우람은 9회말 오지환에게 2루타, 채은성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9회초 공격에서 어렵게 따낸 1점의 가치는 그렇게 컸다. 정우람은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화가 개막 87일만에 LG전 9전 전패의 수모를 벗어던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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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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