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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00승도 기쁘지만, 5할 달성이 더 기분 좋네요(웃음)."
감독이라면 누구나 성취감을 느낄 만한 100승 기록. 그러나 이 감독이 5할 승률에 시선을 맞춘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해 이루지 못한 KT의 5강 진입 목표를 여전히 주시하고 있다. 5할 승률 달성을 계기로 본격적인 순위 경쟁과 더불어 5강 진입이 가시권에 다가온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는 상황이다.
올 시즌 KT의 5할 승률 달성은 지난해보다 크게 앞당겨졌다. 2019시즌에는 개막 후 124경기 만인 8월 29일 수원 두산전에서 창단 첫 5할 승률을 달성했다. 올해는 무려 66경기를 앞당긴 58경기 만에 5할 승률을 달성하면서 더 이상 '만년 꼴찌' 꼬리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 마무리 이대은을 비롯해 김재윤, 김민수 등 불펜 투수들이 흔들리자 빠르게 변화를 택했다. 2군 재정비를 거친 김재윤은 마무리 보직을 받아 수호신 역할을 해내고 있고, 김민수는 대체 선발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힘을 보탰다. 주 권, 유원상은 경기-이닝 수 부담에도 팀 승리를 위해 등판을 주저하지 않으면서 마운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조현우, 조병욱 등 새로운 얼굴들도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초반부터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타선도 마운드 부진 속에서도 KT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요소였다.
지난해 5할 달성의 원동력이었던 베테랑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주장 유한준은 KT가 반전 실마리를 잡지 못하던 상황에서 부상 회복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출전 의사를 밝히는 등 투혼을 발휘했다. 이 감독이 100승을 달성한 11일에도 7-3으로 앞서던 승부가 7-7로 따라잡힌 7회말 결승 2타점 2루타를 만들면서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잔부상 속에서도 꾸준히 출전 중인 부주장 박경수를 비롯해 기존 황재균 장성우 조용호와 올해 새롭게 합류한 허도환 이보근 역시 고비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KT가 빠르게 5할 승률에 도달할 수 있는 원동력 역할을 했다.
이 감독은 "(삼성전에서) 동점이 되는 것을 보고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유)한준이가 해결을 해줬다"며 "어렵게 출발했음에도 빠르게 5할 승률에 도달한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KT에서 이룬 내 100승도 의미가 있지만, 5할 승률을 달성한 게 더 기분 좋고 의미가 크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100승을 거둔 이 감독이나, 5할 승률을 달성한 KT 모두 미소를 아끼고 있다. 지난해 이루지 못한 비원의 5강 진출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서로가 잘 알고 있다. '도전자' KT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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