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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시선]'월간 타율 1할대' 롯데 민병헌, 그래도 기대 버릴 수 없는 이유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7-05 11:37


◇롯데 민병헌.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주장 자리의 부담 탓일까.

롯데 자이언츠 주장 민병헌이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2018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부상 변수 속에서도 두 시즌 연속 3할-100안타를 찍었던 그는 올 시즌 초반부터 고전을 거듭 중이다.

하락세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시즌이 개막된 5월 한 달간 2할5푼3리를 기록했던 민병헌의 타율은 6월 2할1푼7리, 7월에는 4일까지 4경기서 단 1할8푼2리에 그치고 있다. 44경기를 치른 현재 시즌 타율은 2할3푼5리(162타수 38안타), OPS(출루율+장타율)는 0.615에 불과하다.

민병헌은 롯데 입단 후 크고 작은 부상을 매년 겪었다. 2018년 5월 중순 내복사근 부분 파열로 한 달을 쉬었고, 지난해 4월엔 사구에 손등을 다쳐 8주를 쉬었다. 하지만 이런 공백에도 흔들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현재와 같은 시점에서 민병헌은 2018년 3할4리, OPS 0.840를 기록했고, 작년엔 3할5푼8리, OPS 0.964였다. 민병헌은 지난달 늑골 통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등재된 바 있다. 하지만 반등은 커녕 추락을 거듭 중이다. 주자 있을 시 타율은 2할2푼, 득점권 타율은 1할1푼5리로 초라하다.

무엇이 민병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일까.

올해 유니폼에 달고 있는 캡틴 마크와 관계를 떼놓기 어렵다. 팀원 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진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야 하는 주장의 무게는 간단치 않다. 개인보다 팀에 먼저 포커스가 쏠릴 수밖에 없다 보니, 자신을 돌볼 시간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런 부담은 곧 개인 성적 하락과 부담 증가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주장임에도 팀 성적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스트레스가 타석에서의 부담감으로 연결되고, 자기 스윙을 가져가지 못하면서 부진한 결과를 내는 악순환의 반복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전반기 주장직을 맡았던 손아섭도 민병헌과 비슷한 과정을 겪은 바 있다.

일각에선 민병헌의 부진 해결을 위해 휴식, 말소 등의 조치도 고려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민병헌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현재 롯데 중견수 자리에 수비 능력만을 놓고 볼 때 민병헌을 대체할 만한 자원은 없다. 강로한 김재유 허 일 고승민 등이 대체 자원으로 꼽히지만, 타구 판단이나 수비 범위, 송구 능력 모두 민병헌을 대체하기는 무리다. 롯데 허문회 감독이 올해 수비에 우선 순위를 두고 라인업을 구성하는 점, 승패마진이 마이너스(-)로 향한 현 시점을 고려하면 민병헌 기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팀의 중심을 잡고 코치진의 철학을 선수단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주장에게 부진을 이유로 1군 말소 시키기는 어렵다.

최근 민병헌의 자세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타격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전력 질주를 마다하지 않고 스윙을 끊임없이 교정하면서 좋은 타구를 조금씩 만들어내고 있다. 4일 사직 SK 와이번스전에선 오랜만에 장타를 신고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지난해 최하위에 그쳤던 롯데는 올해 5할 승률을 오가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은 멀고, 시간은 충분하다는 점에서 민병헌을 향한 기대를 놓을 수 없는 롯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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