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리포트]대체 선발-불펜 총동원 이은 파격 라인업, 하지만 엇나간 롯데의 승부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7-02 05:42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2020 KBO리그 경기가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7회말 롯데 장원삼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01/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선두 NC 다이노스와 처음으로 마주한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은 의외 또 의외였다.

이틀 연속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당초 선발 예고했던 노경은이 부상으로 등판이 무산되자, 대체 선발 김대우를 시작으로 불펜 투수 전원을 마운드에 올려 연장 11회 승리를 가져갔던 롯데는 이튿날인 1일 대체 선발 뿐만 아니라 주전을 대거 제외한 선발 라인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멀티 홈런을 쏘아 올렸던 이대호를 비롯해 손아섭 전준우 안치홍을 모두 벤치 대기시켰고, 빈 자리는 김동한 신본기 김재유 등 백업으로 메웠다.

철저히 컨디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허 감독의 소신이 작용했다. 허 감독은 "어제 연장전을 치렀다. 지난 주에도 연장전이 있었다.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선발 라인업을 짰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출전 수는 많지 않지만, 모두 준비를 잘 해온 선수들이다. 믿고 쓰는 것"이라며 선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1일 마운드에 오른 장원삼은 5월 12일 사직 두산전에서도 대체 선발 등판한 바 있다. 당시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고개를 숙였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 어려운 장원삼의 등판을 고려하면, 전날 불펜 총동원에 이은 백업 활용에 적잖은 부담을 느낄 수도 있었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사실 어제 졌다면 데미지가 컸을 것이다. 한 주를 전체적으로 볼 때 불펜 운용에 부담스런 부분이 있었고, 그런 부분을 걱정했다"면서도 "어제는 잡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다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그러며서도 "결과적으로 이겨서 좋긴 하지만, 투수들을 소모한 게 솔직히 걱정은 된다. 이런 경기가 또 있을가 하는 생각도 있다. 어제 만약 졌다면 한 주 동안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매 경기 투수-야수를 모두 활용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오늘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선수들도 벤치에서 대기한다. 먼저 선발로 나서는 선수들이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장원삼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1회말 2사후 나성범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을 땐 두산전의 악몽을 모두가 떠올릴 만했다. 그러나 2, 3이닝을 각각 삼자 범퇴 처리했고, 4회 3실점 뒤에도 5이닝을 다시 삼자 범퇴로 막는 등 마운드에서 버티는 모습을 선보였다. 전날 불펜을 모두 쏟아 부은 롯데에겐 5이닝을 버틴 장원삼의 투구는 성공적이라고 볼 만했다.

하지만 타선의 힘이 모자랐다. 이날 4번 타자로 나선 정 훈이 2회초 동점 솔로포를 만들어냈지만, 김동한을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은 6회까지 구창모의 호투에 막혀 무안타에 그쳤다. 7회 추격점을 만든 것은 대타로 나선 안치홍, 이대호였다. 추격 불씨를 살린 직후인 7회말엔 2루수에서 우익수로 수비 위치를 바꾼 김동한이 두 개의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NC에 2실점을 헌납, 아쉬움을 삼켰다. 2대6 패배, 롯데의 파격은 결국 새드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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