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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이날 LG는 선발 차우찬이 6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눈부신 투구를 펼쳐 승리를 낙관하는 흐름이었다. 차우찬은 2-0으로 앞선 6회말 중에도 불펜에서 몸을 풀며 7회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타선이 3점을 보태 5점차로 벌어지자 차우찬이 들어가고 송은범이 불펜에 등장했다. LG 벤치는 여유있는 점수차에서 96개의 공을 던진 차우찬을 굳이 소진할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상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 중 최악이었다.
예고된 참사다. 마무리 고우석이 시즌 초 생각지도 못한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으면서 LG 불펜은 비상 상황에 몰렸다. 고우석의 자리는 신예 이상규가 물려받았다. LG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는 이상규는 5월 12일 이후 마무리로 나서 3주간 만족스러운 피칭을 선보이며 4세이브를 올렸다. 그러나 '이 정도면 되겠지' 하던 순간 무너지고 말았다. 지난 6일 키움전, 9일 SK 와이번스전에서 각각 2실점,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불펜 난조가 이어지는 동안 LG 류중일 감독은 선발투수중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리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번갈아 5선발로 나서고 있는 정찬헌과 이민호, 좌완 김윤식 중 한 명을 필승조에 편입시켜 불펜을 보강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 불펜진으로 버틸 수 있고 고우석도 빠르면 7월 초 복귀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접었다. 그리고 곧바로 올시즌 최악의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이달 중순까지 LG 불펜은 천하무적을 자랑했다. 정우영 진해수 이상규 등 필승조의 활약상이 눈부셨다. 승률 6할대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3.81로 1위였던 LG 불펜 평균자책점은 5.00으로 치솟아 5위로 떨어졌다.
잠시 고려했던 선발투수 한 명을 돌리거나 고우석이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 말고는 사실 대안이 없다. 무릎 수술을 받은 고우석은 최근 불펜피칭을 시작했다. 앞으로 3~4차례 불펜피칭을 더 해보고 2군 경기에서 컨디션을 체크한 뒤 1군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빠르면 7월 10일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투가 안되는 정찬헌, 차세대 에이스인 이민호, 경험이 부족한 김윤식을 불펜으로 돌린다는 건 적절치 않아 보인다는 게 현재 LG의 생각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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