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척 핫피플]거인에서 영웅으로 다시 꽃피운 전병우, 원동력은 수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6-17 19:43 | 최종수정 2020-06-18 07:00


◇키움 전병우.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전병우(28)는 요즘 구름 위를 걷고 있다.

영웅군단의 주전 내야수로 당당히 거듭났다. 지난 4월 6일 롯데 자이언츠에서 키움으로 트레이드된 전병우는 개막엔트리 진입에 성공했다. 열흘간의 2군 생활을 마친 뒤엔 3루수-지명 타자를 오가면서 꾸준하게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전병우는 '미완의 대기'로 불렸다. 동아대 시절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던 그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지만, 좀처럼 실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병역을 마치고 돌아온 2018시즌에도 2군에서 출발했지만, 후반기에 1군에 합류한 뒤 27경기 타율 3할6푼4리(66타수 24안타), 3홈런 13타점, 출루율 4할4푼2리, 장타율 6할6리로 팀이 시즌 막판 5강 경쟁을 펼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때문에 지난 시즌 큰 기대를 모았지만, 29경기 타율이 9푼8리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롯데가 최하위로 추락한 뒤 포수 트레이드를 물색할 당시, 전병우는 각 팀에게 매력적인 카드로 꼽혔다. 하지만 롯데도 쉽게 내주긴 아까운 자원이었다. 이런 가운데 올 시즌을 앞두고서 길이 열렸고, 전병우는 키움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탄탄한 키움의 선수층에서 두각을 드러낼지에 대한 물음표가 붙었지만, 전병우는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며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키움 손 혁 감독은 "2018시즌 기록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상대팀(SK 와이번스) 투수 코치 시절 상대할 때 파워도 있고 좋은 타자라고 생각했다. 작년엔 부상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 전체적으로 안 좋은 흐름, 경쟁 속에 쫓기는 면도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에 온 뒤에도 초반에는 위치 경쟁이나 대타 출전에서 보여주려는 모습이 강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퓨처스(2군)에서 타격 코치가 조언해준 메커니즘을 재정립했고, 1군 복귀 후 외국인 선수 이탈로 자기 자리가 생긴 부분, 그러면서 성적이 나온 게 결과적으로 자신감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손 감독이 타격보다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수비다. 그는 "간결한 스윙으로 정확하게 송구를 할 수 있는 내야수가 국내엔 흔치 않다고 본다"며 "짧은 팔 스윙에 정확하고 강력한 송구를 하는 것은 외국 선수들에게 흔히 보이는 모습인데, 국내에서도 그렇게 던지는 선수는 오재원 이후 오랜만에 본 것 같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플레이를 보면 과감하고, 자신감이 엿보인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전병우는 거인에서 영웅으로 진화하며 비로소 꽃을 피우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그가 맺을 열매가 주목된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한화 무더기 2군행...김태균은 빠진 이유 [크보핵인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