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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다시 고민해보고 확실하게 마음의 결정을 하라고 했다."
그가 투수 글러브를 끼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9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뒤 야수로 전향했던 그는 히어로즈(현 키움) 이적 뒤에도 수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018년 2차 드래프트로 SK 유니폼을 입은 뒤 투수로 재전향했다. 그해 4경기 등판한 강지광은 지난해 25경기 2승4패6홀드, 평균자책점 3.95로 투수로 자리를 잡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6월 16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을 마친 뒤 어깨 통증으로 더 이상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어깨엔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강지광은 계속 통증을 호소했고, 마음 한켠에 미뤄뒀던 타자의 꿈을 다시 끄집어냈다. 외야수로 올 시즌을 준비한 그는 시즌 전 자체 청백전에서 마무리 투수 하재훈을 상대로 아치를 그리기도 했지만, 두터운 외야 뎁스라는 현실의 벽을 마주한 뒤 또다시 고개를 늘어뜨렸다.
염 감독은 "강지광 본인이 2군 감독을 통해 (투수 전향을) 요청했다고 하더라"며 "소식을 접한 뒤 (사무실로) 일단 오라고 했다. 본인 이야기를 듣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지광에게 '이제 결정을 내리면 되돌릴 수 없다. 다시 고민해보고 확실하게 마음의 결정을 내렸을 때 이야기를 하라'고 했다"며 "며칠 뒤 강지광이 '잘못 생각한 것 같다. 다시 기회를 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강지광이 '야수에 대한 미련을 버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팔 통증도 없어졌다'고 하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강지광은 한화 2군전에서 팀이 4-7로 뒤지던 4회초 마운드에 올랐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4안타(1홈런) 3실점으로 무너졌다. 만족할 수 없는 결과물이지만, 더 이상 돌아갈 길이 없는 그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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