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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현장]데뷔전 패배 한화 최원호 대행 "머리 아프고 잠 안오더라"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6-10 17:46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6.09/

[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감독일 하는 사람도 대단한 것 같다(웃음).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 대행은 첫 경기를 마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한화는 최 대행 체제에서 치른 9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대9로 패했다. 0-8로 뒤지던 7회초 제라드 호잉의 솔로포와 정은원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만회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차를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최 대행은 "(경기를 마친 뒤) 두통이 생기고 잠이 안오더라. 감독님들이 존경스럽더라"며 "오늘 (선배인) 롯데 허문회 감독을 만나 '형은 이거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나는 30경기 밖에 안했는데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뼈아픈 패배에도 최 대행은 '희망'을 노래했다. 그는 "기존 주전 선수들이 꾸준히 위기의식, 경쟁의식을 느낄 수 있었던 경기였다. 살아나줘야 할 김태균, 이용규가 멀티히트 경기를 했다. 호잉이 홈런을 만들었고, 조한민, 최인호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서폴드 뒤에 올라온 불펜 3명이 2실점 했지만 공은 나쁘지 않았다. 비록 졌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경기였던 것 같다. 4사구, 실책이 많았던 경기는 아니었다"고 평했다. 이날 경기서 롯데에 실점하는 와중에도 미소를 지었던 부분을 두고는 "코치, 선수들과 그렇게 하자고 했다. 인상 쓰면서 지나, 활기차게 하며 지나 이래도 저래도 지는 건 지는 것"이라며 "이왕이면 우리라도 활기차게 하자고 했다. 좀 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감독이 무서우면 선수들이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 어리거나 마음이 여린 친구들은 그게 경기력 저해 요소가 된다"며 "야구도 다른 구기 종목과 마찬가지로 순간 대처 능력이 필요한데, 긴장을 많이 하게 되면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돼야 순간 대처 능력도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최 대행의 이런 의지는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최 대행은 "호잉이 첫 타석에서 기습번트를 대려 하더라. 타석을 마친 뒤 '팀을 위해 출루하고 싶은 의지는 알겠지만, 마음만 받겠다'고 했다. 우리 팀에서 호잉에게 기대하는 게 기습번트 출루가 아닌 화끈한 타격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경기 나선 고참이나, 더그아웃에 있는 선수들 모두 분위기를 잘 맞춰줬다. 신인 선수들이 수비에 많이 나섰는데, (함께 수비에 나선) 김태균이 수비 위치 선정도 해주더라. 좋은 역할을 많이 해줬다. 그런 부분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인 활약에 지장을 받을 정도가 아닌, 허락하는 여건에서 (후배들을) 챙겨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최 대행은 퓨처스(2군)리그에 출전했던 노태형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전날 9명의 선수를 콜업한데 이어 다시 변화를 꾀했다. 연패 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활발한 변화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최 대행은 향후 엔트리 변화 가능성에 대해 "처음엔 여러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단기처방, 경각심, 안주하지 않는 경쟁심 등 여러 배경이 있다"며 "엔트리 변경과 어제 한 경기의 의미는 그래서 크다고 본다. 고참, 신예 활약을 떠나 팀 전체에 울림이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선수들의 컨디션이 회복된다면 이 팀에서 가장 효율적인 라인업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나가야 승리 확률도 높아진다"며 "지금은 전체적으로 침체도 있다. 솔직히 칠 사람이 없다(웃음). 이런 상황에서 고참들의 부담감은 더 커진다. 그 자리에 계속 밀어넣으면 탈출하기 어렵다. 당장은 2군 등 각자 흩어져 컨디션을 회복하고, 나아지면 모아서 시너지를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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