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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데이비드 뷰캐넌(31)에게 24일 두산전은 무척 중요했다.
속절없는 3연패 중에 치러진 일요일 경기. 팀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부담 백배의 경기였다.
뷰캐넌은 직전 등판인 19일 LG전에 5이닝 10실점의 데뷔 최악의 피칭을 했다.
반면, 뷰캐넌은 안방인 대구에서 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라팍 2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2.27이었다.
라팍에서 강한 두산 창을 상대해야 하는 뷰캐넌의 방패. 라팍에서 약한 점이 불안했다.
가뜩이나 뷰캐넌은 좌타자에게 약했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325로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0.167)보다 월등히 높았다. 피홈런 4개도 모두 라팍에서 왼손 타자에게 허용했다.
두산은 선발 라인업 중 6명을 좌타자로 배치해 뷰캐넌을 압박했다.
'라팍+좌타자 컴플렉스' 극복, 뷰캐넌의 과제였다.
예상대로 평탄하지 만은 않았다. 초반부터 많은 안타를 내주며 잇달아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다양한 공을 구사하는 뷰캐넌에게는 체인지업이란 무기가 있었다. 두산의 막강 좌타 라인을 상대로 고비마다 체인지업을 던지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1회초 1사 1,3루에서 중심 좌타자 김재환과 오재원을 잇달아 체인지업으로 각각 삼진과 땅볼아웃을 유도했다. 2회 무사 1루에서도 좌타자 정수빈에게 체인지업으로 병살타를 유도했다.
3회에도 1사 후 페르난데스에게 패스트볼을 던지다 안타를 맞았지만, 최주환 김재환에게 연속 체인지업 승부로 플라이와 삼진을 이끌어냈다. 타순이 한바퀴 돈 4회에는 패턴을 살짝 바꿨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선두 오재원에게 패스트볼 승부를 하다 안타를 허용했다. 1사 후 정수빈에게 커브 승부 끝에 안타를 맞아 1사 1,3루. 실점 위기에 다시 체인지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류지혁을 3루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웠다.
뷰캐넌은 6-0으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허경민에게 체인지업으로 병살타를 유도했다. 이날 경기 세번째 병살타 유도였다.
뷰캐넌은 7이닝 동안 9안타를 맞고도 체인지업을 적절히 활용하며 무실점 역투로 '라팍+좌타자' 숙제를 해결했다. 변화구 57구 중 체인지업은 가장 많은 26구. 시즌 2승째(2패)와 안방 첫 승이 선물로 주어졌다.
라이블리가 부상으로 빠진 삼성에게 선사한 소중한 승리였다. 뷰캐넌의 활약으로 삼성의 '외인 잔혹사'란 비난은 당분간 잠잠해질 전망이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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