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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사촌오빠 응원을 위해 대전구장을 찾던 여학생의 꿈은 형사였다. 하지만 우연히 시작한 치어리더 일이 인생을 바꿔놓았다. '해외 진출 1호'라는 수식어가 4년차 치어리더 이하윤의 인기를 증명한다.
"코로나 때문에 '(살이)확 찐 자'가 됐어요. 집에서 쉬는게 힘들어서 3월부터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죠. 방송으로나마 팬들을 만나니까 살 것 같아요. 팬들의 응원으로 하루하루 버텼죠. 헬스도 하고 요가도 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불러요. 치어리더보다는 팬들과 소통하는 게 콘텐츠예요."
이하윤은 스스로를 '집순이 못하는 성격'이라고 소개했다. 좀 피곤해도 쉬는 날이면 무조건 친구를 만나는 편이다. 그래서 코로나19 시국은 더욱 힘들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집 근처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3월부터 헬스, 4월 중순부터 치어리더팀 연습을 다시 시작했다. 응원 단상에 다시 서기 위한 '몸 만들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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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제 경찰행정학과에 합격할 때까지 제 꿈은 형사였어요. 그런데 사실 제가 어릴 때부터 춤을 정말 좋아했는데, 집안 사정상 동생처럼 예체능을 전문적으로 하진 못했거든요. 대학 들어가기 직전에 '더 늦기 전에 춤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께 허락도 안 받고 입학을 취소하고 댄스 입시학원을 등록했어요. 부모님께 1년만 절 믿고 기회를 달라고 했죠."
치어리더를 하려던 생각은 없었다. 먹성이 좋아 다이어트를 할 자신이 없었다. 마르고 긴 치어리더의 비주얼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야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치어리더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아버지가 어머니를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펼쳤다. '1년만 해보자'던 치어리더 일이 어느덧 4년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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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대로 이하윤의 사촌오빠는 한화 내야수 김회성이다.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한화를 응원했고, 자연스럽게 한화 팬이 됐다. '성공한 덕후'인 셈. 쉬는 날에도 3~4시간씩 한화의 과거 명승부를 보는게 일과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작년 5월 KT 위즈전을 비롯해 김회성이 끝내기를 친 경기들, 그리고 2018년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를 꼽았다.
"2018년이 제 생애 첫 한화 가을야구죠. 언제나 한화를 응원해왔지만,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간다는게 약간 충격적이기까지 했어요. 믿을 수 없었다고 할까? 마지막에 너무 아까웠죠. 정말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요."
팬들과 함께 부르는 '강가에서'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응원이다. 수천 명이 양손을 들고 따라추는 율동을 응원단상에서 보면 소름이 끼친다고. 이하윤의 마음은 이미 야구장에 있다.
"팬들과 건강하게 다시 만나고 싶어요. 겨울 동안 비축했던 함성을 함께 두배 세배로 터뜨리는 올시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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