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피플]'편견에 감춰진 팩트' 롯데 마차도 홈런쇼, 작년부터 시작됐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5-10 21:50 | 최종수정 2020-05-11 07:00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수비형'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다.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가 시즌 초반부터 자신을 향한 선입견을 빠르게 지우고 있다. 개막 주간 5경기에서 마차도는 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팀 5연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홈런을 통해 이뤄낸 결과물 탓에 그 무게감이 상당하다.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역전 스리런, 8일 사직 SK 와이번스전에선 동점 투런포를 터뜨린데 이어, 10일 SK전에선 5연승에 쐐기를 박는 투런포를 만들었다.

개막 직전까지 마차도를 향한 시선은 공격보다 수비에 쏠렸다. 호리호리한 체격과 날렵함, 물 흐르듯 연결되는 수비와 달리 타석에서의 임팩트는 약하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5경기를 통해 드러난 마차도의 타격은 롯데의 하위 타선에 '국대급'으로 평가받는 상위 타선 못지않은 무게감을 주고 있다.

마차도가 메이저리그 통산 172경기서 터뜨린 홈런은 고작 두 개다. 통산 타율 역시 2할2푼7리에 그쳤다. 마이너리그 934경기를 뛰면서 기록한 홈런(38개) 역시 많다고 보긴 어렵다. 롯데 역시 마차도 영입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받았던 유격수로서의 평가 지표에 좀 더 시선을 맞췄다. 수비 쪽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릴만했다.

하지만 놓친 부분이 있다. 마차도는 지난해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A(아이오와 커브스) 팀에서 17홈런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홈런이자, 자신의 마이너리그 통산 커리어에서 절반 가까운 홈런 수를 채웠다. 앞선 시즌까지 공격력이 부족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아이오와에서 타격폼 수정에 성공하면서 홈런 수를 늘렸다. 타격폼 수정과 히팅 포인트 조정으로 마이너리그에서 두 자릿수 홈런 시즌을 치르면서 얻은 자신감이 KBO리그에서의 초반 상승세로 연결되고 있다.

마차도 스스로의 노림수도 돋보였다. 마차도가 5경기서 상대한 79개의 공 중 직구는 33개로 42% 비율이었다. 외국인 타자와 변화구 위주의 승부를 펼치는 투수들의 특성이 작용했다. 마차도가 기록한 7개의 안타 중 5개가 직구였고, 2개는 슬라이더였다. 3개의 홈런 모두 143~145㎞의 직구를 공략해 만든 것이다. 확실한 포인트를 잡고 타석에 들어서서 차분하게 공을 보는 선구안, 히팅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컨택트 능력을 선보였다. KBO리그 적응을 위해 꾸준히 연구, 준비한 결과가 그라운드에서의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마차도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개막시리즈를 통해 진가를 발휘한 그를 향한 견제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타자들이 KBO리그 첫 해 가장 애를 먹는 포크볼 적응 등 아직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준비와 노력으로 편견을 보기 좋게 깬 마차도가 어떻게 돌파구를 만들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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