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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LG 라모스가 보여준 힘과 기술, 그리고 건강...긍정적 신호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5-11 13:06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KBO리그 데뷔 첫 주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올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를 꼽으라면 로베르토 페타지니와 루이스 히메네스,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페타지니는 2009년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2리, 26홈런, 100타점을 때리며 팀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2016년 히메네스도 135경기에서 타율 3할8리, 26홈런, 102타점을 마크, 중심타자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일본에서 전성기를 보낸 페타지니는 2008년 LG에 입단해 2009년 시즌을 마치고 외인 2명을 투수로 채우기로 한 팀 방침에 따라 일본으로 되돌아가 롱런하지는 못했다. LG에서 3시즌을 뛴 히메네스는 2017년 부상으로 51경기에 출전한 뒤 중도 퇴출되는 불운을 맛봤다.

둘을 빼면 LG의 외인 타자는 대부분 흉작이었다. 특히 최근 2년간 류중일 감독과 함께 한 외인 타자들은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아도니스 가르시아, 토미 조셉, 카를로스 페게로 등 3명 모두 몸이 성치 않았거나, 눈에 띄는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 때문에 LG는 지난 겨울 외인 타자 영입에 있어 제1의 조건으로 '건강'을 꼽았다. "실력은 와서 키우면 되고, 전경기를 뛸 수 있는 몸이라면 누구든 환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LG가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26세의 로베르토 라모스에 주목한 건 이 때문이었다. 콜로라도 로키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최근 3시즌 연속 풀타임 활약한 게 눈에 들어왔다.

건강하다고 해도 수준 미달의 실력이라면 비난받는 건 마찬가지. 더구나 그는 입국 후 자가격리 2주를 채우느라 팀 훈련마저 늦게 합류해 컨디션에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상황에서 시즌을 맞았다. 그러나 라모스는 LG 차명석 단장이 입단시 자랑했던 건강, 선구안, 장타력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주 5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5푼(20타수 9안타), 2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KBO리그 데뷔 첫 주에 기대 이상의 방망이 솜씨를 뽐낸 것이다. 지난 10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시즌 1,2호 홈런을 잇달아 터뜨리며 장타를 기다렸던 류 감독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줬다. 이날 LG가 10대8로 대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건 라모스가 8회 선두타자로 나가 우월 솔로포를 때리며 상대 불펜을 흔든 덕분이었다.

LG에 따르면 말수가 적은 라모스는 차분한 성격에 생각이 복잡한 선수도 아니다. 건강에 관해서라면 "너무 건강해서 오히려 걱정된다"는 말까지 듣는다. 심신이 LG가 원하던 딱 그 스타일이다.


선구안도 최정상급 수준을 자랑한다. 22타석에서 삼진은 4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팀내에서 오지환 이천웅(이상 6삼진)보다 적다. 5경기에서 86개의 공을 본 라모스는 13번의 헛스윙을 했고, 페어로 연결된 타격은 16개였다. 두 비율이 각각 15.1%, 18.6%로 헛스윙이 잦지만, 배트 중심에 맞히는 능력은 수준급이다. 헛스윙 후 볼을 고르거나 스트라이크를 때리는 능력, 이게 바로 선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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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는 설명이 필요없다. 방망이 중심에 맞은 공은 까마득하게 뻗어 나간다. 이날 NC 선발 김영규의 130㎞ 슬라이더를 밀어때린 타구는 좌중간으로 125m를 날았다. 스윙 궤적 자체가 비거리가 클 수 밖에 없고, 허리 회전력, 손목 힘은 타고났다는 분석이다.

10개팀 새 외인타자 5명 가운데 4번을 치는 선수는 라모스가 유일이다. 그래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역대 최고는 시즌 후 논할 일이고, 지금은 폭발적인 감을 면밀히 지켜보는 것 자체가 즐겁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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