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쫄깃한 승부에 다리 풀린 '초보 사령탑' 손 혁 감독, 키움 아직 100%가 아니라 더 무섭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0-05-07 12:00


손 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이기니깐 기분 좋다"며 덤덤하게 얘기한다. 다만 신임 감독에게 1승은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 1승이 역전승이라면 짜릿함은 배가 될 수 있겠지만, 감독 입장에선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손에 땀을 날 수밖에 없다.

6일 광주 KIA전에서 손 혁 키움 감독은 다리가 풀렸다. 7회까지 1-1로 팽팽함이 이어지다 8회 상대 두 차례 실책으로 키움이 승부를 뒤집었다. 9회 체인지업을 장착한 '특급 클로저' 조상우가 등판, 안타 한 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역전승을 마무리했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려버렸다. 손 감독은 다리가 풀려 벤치에 털썩 앉았다. 투수코치를 5년 하면서 승부에 대한 압박감과 승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프로 사령탑이 된 후 느끼는 긴장감은 또 달랐다.

손 감독은 키움 부임 이후 노력했던 것이 있다. 선수들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부각시켜주고 강화시키려고 했다. 손 감독은 "선수들이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단점은 내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자신들이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고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6일 경기가 끝난 뒤 손 감독은 "캠프 때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하자고 얘기한 것을 선수들이 잘 이행해줬다"고 전했다.

올 시즌 코로나 19 여파로 모든 구단이 긴 비시즌을 보냈다. 이 기간 준비를 완벽하게 한 팀도 있고, 변수에 사로잡혀 계획이 틀어진 팀도 있다. 키움은 변수가 발생한 팀이었다.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요키시, 외국인 투수들이 국내 복귀 뒤 훈련도중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받았다. 팀 내 1, 2선발 투수들이라 큰 변수가 아닐 수 없었다. 다만 나머지 선수들의 컨디션은 일부러 떨어뜨렸다. 큰 틀을 유지하돼 훈련강도와 시간조절 등 패턴을 바꿔 개인 컨디션 관리가 철저한 선수들이 개막에 맞춰 최고의 컨디션을 보일 수 있게 설정했다.

다만 아직 키움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는 점이 더 무섭다. 김하성-이정후-박병호, 국가대표 라인은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타격 컨디션 면에서 깨어날 선수들이 많다. 특히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가 포함돼 있다. 모터는 지난 2경기에서 타율 1할2푼5리(8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손 감독이 모터에게 출중한 타격을 기대하지 않고 있지만, 모터가 좀 더 미국과 다른 스트라이크존과 한국 투수들의 변화구에 적응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 손 감독의 평가다. "투수도 그렇고, 타자도 그렇고 결과가 좋으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모터가 많은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고 있지만, 개막전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모습을 보인 부분, 결국 첫 안타를 뽑아냈다는 부분은 칭찬해줄 만하다"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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