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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스포츠가 '올스톱'됐다. 하지만 대만과 한국만은 다르다. 이미 대만프로야구(CPBL)은 지난 12일 정식 개막했고, KBO도 5월초 개막을 조심스럽게 논의중이다. 스포츠에 굶주린 세계인들의 시선이 아시아로 쏠리는 이유다.
1979년 개국한 ESPN은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전문 매체다. 1년 365일 맞물린 미국의 4대 스포츠(NFL, MLB, NHL, NBA)와 미국대학농구(NCAA), 대학풋볼(NCAA 풋볼) 등 다양한 콘텐츠로 24시간 스포츠 중계 및 뉴스를 전한다. 현재는 월트디즈니컴퍼니의 계열사다.
하지만 ESPN은 한때 스포츠 중계의 대명사로 불리던 리즈 시절을 지나 최근 NBC스포츠와 폭스스포츠 등 후발 주자들의 도전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전세계 스포츠 리그가 중단되거나 개막이 연기된 지금 천하의 ESPN도 콘텐츠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박지성이나 손흥민, 김연경 등 유명 스포츠 선수 최고의 경기, 각종 국가대표 명승부를 재방송 중인 한국 스포츠 채널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한국은 프로야구 자체 청백전이 리그 개막을 기다리는 야구팬들의 갈증을 달래주고 있다. 당초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간소하게 진행되던 중계는 콘텐츠를 찾는 스포츠 전문 방송사들의 참여와 구단 측의 적극적인 팬서비스로 정규시즌 못지 않은 퀄리티를 자랑하게 됐다. 청백전은 커녕 팀단위 훈련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빅리그'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메이저리그는 개막이 이뤄질지조차 불투명하다. MLB 관계자들은 애리조나 고립 경기, 애리조나-플로리다 양대리그, 7이닝 더블헤더, 승부치기 도입 등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 야구계의 절박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사무국이 원했던 6월 개막은 점점 멀어지고, 7월에 이어 8월 개막설이 대두될 정도다.
특히 미국 야구팬들에겐 KBO리그 영상을 접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5개 구단의 청백전 중계를 맡고 있는 스포티비 측의 인터넷 플랫폼 또한 해외에서는 시청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해외 야구팬들은 유튜브나 SNS, 인터넷 등을 통해 전달된 일부 사진이나 영상만으로 야구를 향한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하지만 KBO리그가 개막하면 이조차 막히게 된다. 뉴미디어 중계권을 가진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 생중계 및 영상 역시 해외에서는 시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팬들이 '야구의 맛'을 보려면 ESPN 등 미국내 방송국의 중계권 구매가 절실하다. KBO리그로서도 이 같은 미국 측의 움직임은 반갑다. 한국과 대만의 사정이 미국보다 낫긴 하지만, 언제까지 무관중 경기를 치러야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전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올해 관중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미국으로의 중계권 수출이 이뤄질 경우 리그의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
만약 미국으로서의 해외 중계가 성사된다면, 2018년 대만 이후 2번째 사례가 된다. 당시 대만 측은 NC 다이노스가 영입한 왕웨이중에 주목, KBO리그 중계권을 구매한 바 있다. KBOP 관계자는 "당시 대만 측은 KBO 전체 중계권을 구매했다. 왕웨이중의 선발 등판 경기 외에도 다양한 팀의 경기를 TV로 중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류현진의 선발 등판 경기에 특히 주목하면서도,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 등의 빅매치에 관심을 쏟는 것과 마찬가지다.
KBO리그는 오는 5월초 무관중 개막을 준비중이다. 개막 여부는 오는 14일 열리는 KBO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개막이 전격 결정될 경우 ESPN과의 협상도 뜻밖의 급물살을 타게 될수도 있다.
도곡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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