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취재진도 접근금지' 철통방역 삼성의 라팍 격리훈련 장기화...텐션 유지 가능할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4-01 00:49 | 최종수정 2020-04-01 07:51


청백전에 앞서 모여있는 선수단.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텅빈 라팍에서 피칭하는 김윤수.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현장 발 보도가 나올 수 없는 유일한 프로야구 팀, 대구 삼성 라이온즈다.

청백전이 한창이지만 TV 방송 화면을 볼 수 없다. 유일한 영상은 구단 자체 유투브 TV에서 편집한 하이라이트 뿐이다.

취재진도 현장 접근이 불가능하다. 훈련과 연습경기를 병행하고 있는 라이온즈 파크는 입장 불가다. 취재진은 청백전이 끝나면 구단 직원으로부터 기록지를 전달 받아 이를 복기해 경기 내용을 독자에게 전한다. 경기 후 선수 인터뷰도 마찬가지다. 구단 직원이 수훈 선수 몇명을 별도로 인터뷰해 취재진에게 전달한다. 결국 경기 관련 모든 보도는 구단을 통한 간접 취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방송사든 신문사든 어떤 언론사도 예외는 없다.

감염 방지를 위한 선수단의 셀프 고립 조치. 불편하지만 취재진이나 외부인은 이를 과잉 대응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 연고팀이란 특수성 때문이다.

사실 삼성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가급적 오래 머물러 있다 오려고 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일본의 입국 제한 조치로 하늘길이 막히는 바람에 지난 8일 부랴부랴 귀국했다. 라이온즈파크 외 마땅한 훈련장소를 찾을 수 없었다.

대구 밖에서의 합숙 훈련까지 고려했지만 타 지역 지자체에서는 구장 대여를 불허했다.

결국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라이온즈파크의 셀프 고립 훈련이었다. 삼성은 선수단 외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방역에도 만전을 기했다. 그 덕분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도시에 머물고 있음에도 안전하게 훈련에 매진 중이다. 타 구단이 거의 한번씩 다 겪었던 훈련 중단 해프닝도 없었다.


생각에 잠겨있는 허삼영 감독.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문제는 셀프고립이 길어질 수록 피할 수 없는 긴장감 저하다. 당초 삼성은 4월부터 9이닝 야간 청백전을 계획했었다. 7이닝 주간경기에서 분위기를 전환하고, 다가올 시즌 중 야간경기에 대비하자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지난달 24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4월7일 이후 타 구단과 교류전' 방침을 정했기 때문. 드디어 대구 고립 훈련을 벗어날 수 있는 반가운 소식. 이에 맞춰 훈련 스케줄도 조정했다. 야간 청백전 일정을 주간 7이닝 경기로 바꿨다. 4월7일부터는 타 구단과의 연습경기 일정을 위해 비워놨다.


삼성 외인 삼총사. 살라디노, 라이블리, 뷰캐넌.(왼쪽부터)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하지만 지난 31일 암담한 소식이 들렸다. KBO 실행위에서 '개막을 4월 말~5월 초로 늦추고, 구단 간 연습경기도 2주 늦춘다'는 안을 결의했기 때문. 타 구단 연습경기는 4월21일부터 가능해졌다.

적어도 향후 20일 간 라이온즈파크에서의 고립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마저도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에 연동된다. 자칫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립된 채 훈련하는 선수들로서는 긴장감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나마 딱 하나 위안거리가 있다. 뒤늦게 입국해 자가격리 중인 외국인 선수들이다. 데이비드 뷰캐넌, 벤 라이블리, 타일러 살라디노는 나란히 지난달 24일 미국에서 돌아왔다. 25일 진단 결과 음성 판정을 받고 28일 선수단 합류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KBO의 자가격리 강력 권고에 따라 야구장 대신 숙소로 향했다. 이들은 오는 8일 이후 선수단에 합류할 수 있다. 2주간 실내 생활로 인해 다시 경기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선발 두 투수는 100구 이상까지 투구수를 끌어올리고 실전 경기를 치러야 한다.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5월로 개막이 미뤄지면서 일단 한숨은 돌릴 수 있게 됐다.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는 삼성의 셀프 고립 훈련. 과연 선수단이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훈련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을까.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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