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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잘 데려온 것 같다."
선두 김연준을 공 3개로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현수는 후속 김민식도 공 3개로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특히 김민식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는 120km의 커브로 삼진을 완성했다. 이후 한준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최정민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김현수의 구위에 KIA 팬들은 흐믓한 미소를 짓고 있다. "롯데에서 잘 데려왔다", "볼 무브먼트가 좋다", "이 정도 공이면 임기영도 울고 가겠다", "연습경기지만 기대된다"며 김현수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코로나 19 여파로 2020시즌의 문도 열지 않은 상황이고, 자체 연습경기일 뿐이지만 김현수의 묵직한 투구는 KIA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김현수는 KIA 유니폼을 입지 못할 수도 있었다. 안치홍 이적 이후 롯데의 보상선수를 놓고 KIA 내부 의견이 다소 엇갈렸던 것. 결국 윌리엄스 감독은 KIA 내에도 육성해야 할 야수가 많다는 점에 공감, 마운드 강화로 눈을 돌렸다. 무엇보다 KIA에서 김현수의 장점으로 꼽은 건 성실함과 야구밖에 모르는 성격을 갖췄다.
김현수는 보상선수로 지명될 당시 롯데 선배인 이대호, 정 훈, 박진형 한동희와 함께 사이판에서 미니 캠프를 소화 중이었다. 갑작스런 이적 소식에 아쉬움의 눈물도 펑펑 쏟았다고. 그래도 김현수는 "어디에서든 야구하는 건 똑같다"는 선배들의 격려에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다.
김현수는 KIA에 빠르게 적응했다.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5경기에 등판해 4⅓이닝을 소화하면서 6안타 2볼넷 3삼진 1자책, 평균자책점 2.08 WHIP 1.85를 기록했다.
극단적인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롯데로 떠난 안치홍의 향기를 지웠다고 봐도 무방하다. 보상선수를 두고 손익계산을 하기 마련이지만, 평가는 "김현수를 잘 데려왔다"는데 쏠려있다. 시즌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김현수 덕분에 안치홍의 생각은 크게 나지 않았다.
김현수는 캠프부터 홍백전까지 맡은 보직을 분석하면, 2020시즌 선발이 아닌 불펜 자원이다. 정상 컨디션 회복을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는 하준영이 시즌 개막 전까지 준비가 미흡할 경우 김현수가 필승조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추격조에서 경험을 쌓고 KIA 미래를 책임질 선발 수업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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