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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A다저스의 2020 시즌 전력을 보는 현지 언론의 시각. 무척 들떠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트레이드로 보스턴에서 영입한 무키 베츠의 엄청난 존재감이다. 다저스의 오랜 숙원을 단숨에 풀어줄 구원의 해결사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덩달아 베츠 딜에 딸려온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도 류현진의 공백을 메워줄 카드로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비욘드더박스스코어닷컴'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 스쿼드는 역대 최고일지 모른다'며 다저스의 극강 라인업을 소개했다. 상당 부분을 무키 베츠가 얼마나 대단한 플러스 카드인지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매체는 '다크호스' 샌디에이고와의 전력 차를 언급하면서 다저스의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조 1위를 점쳤다.
대체적으로 틀린 말은 없다. 다저스는 부인할 수 없는 강력한 NL 서부조 1위 후보다. 여러 매체들이 강조하듯 베츠와 벨린저의 양 리그 MVP 듀오가 이끄는 타선은 그야말로 극강이다.
하지만 다저스에게 중요한 것은 지구 우승이 더 이상 아니다. 숙원인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다저스는 1988년 이후 31년간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었다. 7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지만 단기전에만 가면 힘을 못썼다. (물론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이 쓰레기통만 두드리지 않았더라면 역사가 바뀌었을 거라며 억울해 하고 있겠지만…)
문제는 투수였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란 말이 있다. 한국이나 일본 등 동양에 비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이 말에 대한 믿음이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 슈퍼스타 타자들에게 열광한다. 돈도 엄청 많이 준다. 지난 FA 시장에서 LA에인절스는 야수 최대어 앤서니 랜던에게 무려 7년간 2억4500만 달러의 메가딜을 안겼다. 사실 에인절스에게 꼭 필요한 건 타자가 아니라 강력한 에이스였다.
그들은 "매일 경기에 나서는 타자가 팀 전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 긴 페넌트레이스는 이 말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은 또 다른 이야기다.
타자보다는 투수, 특히 원-투 펀치와 마무리가 강한 팀이 절대 유리하다. 신체를 이용하는 투수는 부상이 아니라면 큰 기복이 없다. 하지만 타자는 다르다. 배트라는 도구를 이용하는 그들은 딘기전이란 달라진 환경과 상대 투수가 누구냐에 따라 기복이 심하다. 오죽하면 야구 팀에서 공공연히 '믿을 수 없는게 빠따(방망이)'란 말까지 돌까. 단기전 승부는 시리즈를 운영하는 사령탑의 전략과 용병술도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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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단기전에서도 과연 그럴까. 이는 클레이튼 커쇼가 건재할 때 이야기다. 지난해 가을, 커쇼는 홈런 두방을 잇달아 허용하고 덕아웃에서 고개를 떨궜다. '정점을 찍고 내리막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다저스 에이스로 성장한 파이어볼러 워커 뷸러는 문제가 없다.
스피드가 떨어진 프라이스 역시 단기전 해결사 카드는 아니다. 오히려 젊은 훌리오 유리아스의 폭풍 성장을 기대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찬 바람 불 무렵, 다저스를 떠난 아시안 듀오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가 그리워질 수도 있다.
불펜진에 블레이크 트레이넨, 지미 넬슨이 가세했지만 마무리는 여전히 켄리 잰슨이다.
과연 다저스는 32년 만에 숙원인 월드시리즈를 제패할 수 있을까. 2020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시 '야구는 투수놀음'이란 명제로 돌아가 보면 대망 달성을 위해서는 마운드를 둘러싼 여러 변수 통제가 선행돼야 할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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