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추적]코로나에 발목 잡힌 KBO, 캠프 마친 구단-선수 모두 속앓이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3-08 07:00


◇가오슝(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코로나19에 발목 잡힌 KBO리그의 기약 없는 기다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스프링캠프 일정을 시작한 팀들은 속속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 머물다 한-일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 뒤 급거 귀국을 결정한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7일 돌아왔다. 미국, 일본에서 각각 훈련 중이던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가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KT 위즈(9일),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이상 10일)도 귀국을 앞두고 있다. 해외 캠프지에 머물고 있는 팀은 시범경기 취소 후 국내 훈련 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 하에 일정을 연장한 KIA 타이거즈(미국 플로리다주)와 롯데 자이언츠(호주 애들레이드) 두 팀이다.

각 구단 모두 캠프에서 훈련과 실전을 통해 경기 감각은 당장 시즌에 돌입할 수 있을 정도로 맞춰진 상태. 그러나 오는 28일 개막 예정이었던 정규시즌 일정이 오리무중이다. KBO가 오는 10일 이사회를 통해 정규시즌 일정 조정을 결정할 계획. 그러나 매일 확진자가 500명 전후로 발생 중인 현 시점에서 기존 일정을 소화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KBO실행위원회에서 나온 1주 단위 연기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렇게 될 경우, 캠프 일정을 마치고 복귀한 팀들은 최소 3주의 공백을 짊어진다.

문제는 공백 기간 경기 감각 유지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범경기 취소를 계기로 수도권 일부 구단에서 당일치기 연습경기 등을 추진했지만, 단체 이동 및 원정 부담 등으로 KBO가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혔다. KBO는 정규시즌 개막일 확정 2주 전에 각 구단에 일정을 통보하는 만큼, 그 이후 구단별로 연습경기를 치러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구단들은 개막 일정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연습경기는 차치하고 선수단 운영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인다.

대부분이 연고지 인근에 마련된 2군 훈련장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합숙 및 자체 청백전 소화를 통한 경기력 유지가 현 시점에서 최선의 결정이라는 시각. 그러나 규모가 한정된 2군 구장의 시설과 수용인원 등을 고려할 때 1, 2군 선수단이 모두 한 곳에서 몇 주씩 훈련을 하기도 쉽지 않다.

사태가 길어질수록 선수들도 피로를 느낄 수밖에 없다. 장기간 해외 훈련 후 시즌 돌입 패턴으로 수 시즌을 보냈던 이들에게 일련의 사태는 혼란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국내 복귀 후에도 불투명한 시즌 일정 속에 기약 없는 훈련을 해야 하는 상황도 스트레스를 키울 만하다. 훈련에 참가해도 효율성을 따질 수밖에 없고, 자칫 시즌 전체를 그르치는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당장 손을 놓고 있을 순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훈련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도 "당장 급한대로 2군 구장을 활용한다고 해도 규모나 여건을 따져볼 때 1군 선수단이 몇 주씩 머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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