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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BO 이사회가 21일 샐러리캡 도입 및 FA, 외국인 선수 제도 등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을 확정했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될 '3명 출전' 규정을 도입한 취지는 두가지. 'KBO리그의 경쟁력 강화와 경기력 향상'이다. 제도 변화를 통해 KBO는 '구단의 선수 기용 폭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연 어떤 변화가 가능해질까.
하지만 이 공식에 미세한 변화가 예상된다. 팀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선발 1명+불펜 1명'이나, '투수 1명, 야수 2명' 같은 변형의 여지가 생길 전망이다. 이 모두 '2명 출전' 제도 하에서는 선택하기 힘든 조합이었다. 매일 출전할 수 있는 불펜투수나 야수는 외국인 선발 투수가 출전하는 날 쉬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대체 외인으로 영입된 삼성 라이온즈 맥 윌리엄슨은 외국인 선발 투수가 등판하는 날에는 벤치를 지켜야 했다. 그만큼 효율성이 떨어진다. 새로운 '3명 출전' 제도 하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투수가 급선무인 대부분 팀들 사정상 외국인 타자 2명은 좀처럼 보기 힘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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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불펜 투수 1명은 어떨까.
한국야구사에는 그동안 제법 많은 외국인 마무리 투수들이 거쳐갔다. 1998년 현대 조 스트롱(27세이브)과 LG 앤더슨(21세이브), 2007년 롯데 카브레라(22세이브), 2008년 한화 토마스(31세이브), 2009년 롯데 애킨스(26세이브), 2011년 한화 바티스타(10세이브), 2012년 두산 프록터(35세이브), 2013년 KIA 앤서니(20세이브), 2014년 KIA 어센시오(20세이브) 등이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활용상의 제한으로 인해 외인 마무리 투수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외국인 3명 출전'으로 바뀌어도 처음부터 마무리 투수를 뽑을 팀은 아주 많지 않을 것이다. 많은 야구인들은 "용병 마무리 투수는 가성비가 떨어진다. 세이브 상황에 맞춰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상황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도는 선발 보직보다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성비 뿐 아니라 단기전에서 강력한 외인 선발 원-투 펀치의 필요성도 마무리 투수 선택을 주저하게 되는 이유다.
단, 선발 요원으로 뽑았다가 상황에 따라 마무리로 전환하는 경우는 빈번해질 수 있다. 100만 달러 상한선 하의 시장에서 KBO리그에 올만한 투수 중에는 선발 전문이 아닌 강속구를 뿌리는 불펜 투수들이 수두룩하다. 실제 지난해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드류 루친스키는 한국에 오기 직전 년도에 불펜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KT 위즈에 입단했다 올겨울 두산 베어스로 옮긴 라울 알칸타라도 한국에 오기 전 2년 간 빠른 공을 앞세워 불펜 투수로 뛰었다.
이런 투수들이 한국에 와서 갑작스레 선발을 맡을 경우 스태미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여름 들어 체력이 떨어지거나 부상이 올 수 있다. 실제 지난해 9승9패 3.05로 활약한 루친스키는 7,8월 혹서기 들어 10경기에서 2승4패, 4.57로 주춤했다. 알칸타라 역시 7,8월 평균자책점이 4.56으로 시즌 초에 비해 좋지 않았다.
이들 처럼 불펜 경험이 풍부한 투수의 경우 팀 사정이나 개인 사정에 따라 시즌 중 유연하게 보직 전환을 검토해 볼 수 있다. 특히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는 외국인 투수가 선발에 이어 불펜으로 등판하는 변칙 기용이 빈번해질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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