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롯데 프로세스, 백업-2군 확보 없인 여전히 '미완성'이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1-21 07:00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스토브리그의 시선은 온통 롯데 자이언츠로 향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출신 성민규 단장 선임 뒤부터 시작된 '개혁 프로세스'는 핫이슈였다. 패싱에 가까웠던 2차 드래프트 이후 쏟아진 비난과 우려는 하루 만에 놀라움과 찬사로 돌변했다. 지성준의 트레이드 영입과 코칭스태프 개편에 이어 외부 FA 안치홍을 영입했고, 프랜차이즈 스타 전준우까지 붙잡았다. 허문회 감독은 "든든한 보험에 든 기분"이라고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새롭게 꾸려진 전력 속에 기대감도 충만하다. 지난 두 시즌 간의 안방 및 내-외야 수비 불안을 일거에 해소했다. 상위 타선은 말 그대로 피할 곳 없는 짜임새를 갖췄고, 하위 타선 구조 역시 기대를 모은다. 댄 스트레일리-아드리안 샘슨이 가세한 마운드는 박세웅, 노경은이 뒤를 받치면서 한층 강화된 선발 로테이션이 꾸려지게 됐다. 불펜 역시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김원중의 클로저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부상에서 돌아올 구승민, 박시영과 지난 시즌 고군분투했던 진명호, 박진형, 선발로 데뷔 시즌을 보낸 서준원, 신인 최준용까지 제법 탄탄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뒤를 받칠 백업과 경쟁 구조의 밑바탕이 될 2군 뎁스는 여전히 불안 요소다. 당장 주전들의 부상, 부진 변수에서 대체자 역할을 맡길 만한 선수를 콕 집어내기 어렵다. 최근 수년 동안 내-외부 FA에게 통큰 투자를 하며 몸집을 불렸지만, 정작 육성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매 시즌 승부처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롯데의 문제점은 현재진행형임을 부정할 수 없다.

롯데도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다. 사실 롯데가 1군 변화에 앞서 손을 댄 부분은 2군이었다. KBO리그를 거쳐 간 뒤 마이너리그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아온 래리 서튼 감독 영입에 이어 메이저리그 현역 코디네이터를 초빙해 새 훈련 프로그램을 이식받고자 했다. 최신식 장비들을 도입했고, 훈련 패턴, 식단까지 손을 대는 등 전방위적인 변화를 꾀했다. 1군 성적 반등을 위해선 밑바닥 다지기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새 시즌 1군의 든든한 밑바탕이 될 만큼 시간이 길진 않았다.

허 감독은 스토브리그를 통해 성공적으로 짜인 1군 멤버를 중심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조각을 맞출 전망이다. 이후 시범경기에서 2군 자원들을 콜업해 실전 테스트로 가능성을 점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시작된 2군 재정립, 선수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까지 큰 폭으로 바뀌며 팀 운영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에서 '예비 카드'가 쉽게 확보될지는 불투명하다. 현시점에서 보면 롯데가 정규시즌 뎁스 문제로 또다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롯데가 변화를 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잦은 리더십 교체와 반복되는 성적 부진에 대한 비난 속에 추진력을 잃었다. 이전보다 적극적이고 큰 폭의 변화를 추진 중인 롯데지만, 새 시즌 그림에 따라 또다시 도돌이표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미생'이 '완생'이 될 수 있는 시간과 인내가 강조될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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