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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놓치고 류현진 못잡은' 프리드먼 사장, 4년전 그레인키를 떠올리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1-03 10:08


잭 그레인키는 2015년 12월 옵트아웃을 선언한 뒤 LA 다저스의 손을 뿌리치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A 다저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타깃으로 잡은 선수들과 계약하는데 모두 실패했다. 지난달 윈터미팅에서 구원투수 블레이크 트레이넨를 1년 1000만달러에 데려온 것이 전부다. 트레이넨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시절인 2018년 마무리로 38세이브, 평균자책점 0.78을 올리며 특급 클로저 반열에 올랐지만, 지난해 어깨 부상 등으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4.91로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불펜 불안이 다저스의 취약점이기는 하나 직전 시즌 부상 경력에 부진이 뚜렷했던 투수가 우승에 도전하려는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알 수 없다.

다저스는 그 즈음 게릿 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앤서니 렌던 등 FA '빅3' 중 한 명을 영입하려 했다. 실제 다저스는 콜에게 8년 3억달러를 제안했지만, 그는 1년을 더 얹어 9년 3억2400만달러를 제시한 뉴욕 양키스를 선택했다. 스트라스버그와 렌던은 똑같이 7년 2억4500만달러에 워싱턴 내셔널스, LA 에인절스와 각각 계약했다. 다저스는 입맛만 다신 꼴이 됐다.

빅3의 거취가 결정된 뒤 다저스의 시선은 류현진과 매디슨 범가너로 향했다. 선발진 전력을 '최소한'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범가너는 5년 8500만달러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했고, 류현진은 오랜 줄다리기 끝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에 손을 잡았다.

LA 타임스는 최근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4년 계약을 제시했다는데 금액은 토론토보다 훨씬 적었다'고 전했다. LA '잔류'를 희망했던 류현진이 미련없이 떠난 것을 보면 지난해 퀄리파잉오퍼로 받은 1790만달러보다 적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년 계약을 제시했다가 총액은 유지한 채 계약기간만 1년 더 늘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저스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체제가 시작된 2014년 이후 FA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디 애슬레틱은 3일(한국시각) 프리드먼 사장의 코멘트를 인용해 4년 전 있었던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다저스는 2015년 겨울 잭 그레인키와 재계약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2012년 12월 다저스와 6년 1억4700만달러에 FA 계약을 한 그레인키는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하며 다시 FA를 선언했다. 그해 그레인키는 19승3패, 평균자책점 1.66을 올리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다저스는 당연히 그레인키를 잡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레인키는 애리조나와 6년 2억500만달러에 계약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당시 다저스가 그레인키에게 제안한 조건은 애리조나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6년 1억6000만달러였다. 프리드먼 사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계약하려던 날 아침 그의 에이전트(케이시 클로스)와 세부 조항을 논의하고 있었다. 헌데 에이전트에게 누군가 전화가 왔다. 그날은 정말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애리조나가 제시한)그 조건은 우리와는 엄청난 차이가 났다"고 토로했다.

다저스의 콜을 뿌리치고 애리조나로 이적한 그레인키는 2016년 부상에도 불구, 26경기에서 13승을 거뒀고, 2017년부터 지난 해까지 3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제 몫을 했다. 다저스 이적 후 애리조나와 휴스턴에서 4시즌 동안 63승30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했다.


그러나 프리드먼 사장은 다저스를 떠난 그레인키의 활약과 관련해 "잭은 우리 곁을 떠난 뒤에도 정말 잘 던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대단히 놀라운 것은 아니다. 애리조나가 우리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에서 계약했다는 사실이 쉽게 입증된 셈이다"며 당시 결정을 합리화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다저스가 남은 FA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데려올 선수는 없다. 트레이드 시장에 눈을 돌린 이유다. MLB.com은 이날 '다저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유망주 개빈 럭스를 요구하는 바람에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 영입이 힘들어져 보스턴 레드삭스와 외야수 무키 베츠 트레이드를 논의하고 있다'며 '류현진을 대신할 투수도 찾고 있는 다저스에게 마이크 클레빈저(신시내티 레즈)는 확실한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류현진은 배번 99번을 계속해서 달고 던진다. 토론토의 홈구장 로저스센터 라커룸에 걸린 류현진으 유니폼과 모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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