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해 말 류현진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식에서 BTS 이야기가 나왔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BTS가 토론토에서 공연하면 류현진이 노래할 것"이라고 했다. 보라스의 농담에 류현진도 "선수들과 함께 언제든 노래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마케팅보다 더 중요했던 건 실력이었다는 뜻. 이는 로스 앳킨스 단장의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현 시점에서 류현진보다 나은 선발투수를 데려오긴 어렵다. 시즌 끝나고 부터 우리 팀 선발진을 강화할 목적으로 계속 지켜봤던 선수"라며 "류현진은 피칭의 마스터다. 그를 알면 알수록 그가 좋아졌다. 그는 4가지 다른 구종을 스트라이크 존 모든 코너에 던지고, 각각의 타자를 각각의 다른 공으로 요리할 줄 아는 특별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
토론토는 지난 수년간 바짝 엎드려 있었다. 비싼 선수 영입은 커녕 비싼 선수를 내보내며 비난을 받았다. 오죽했으면 지난해 보라스는 "토론토는 '블루 플루'에 걸렸다"고 혹평을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스토브리그는 달랐다.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10년 미래를 이끌어갈 슈퍼스타 2세 유망주 3총사 블라디미르 게레로, 보 비셋, 케번 비지오 등이 주전으로 뛸 만큼 성장했다. 최고 유망주 투수로 기대를 모으는 네이트 피어슨까지 시즌 중 투입될 전망이다. 본격적으로 관중을 끌어 모을 토대가 마련된 셈이었다. 계산은 끝났다. 구단 수뇌부는 돈을 풀기 시작했다. 빅마켓 구단으로 가는 원년, 그 정점에 류현진이 있었다.
류현진은 스토브리그 초반부터 일관성 있게 팔로우 해온 '관심 선수'였다. 그런 가운데 태너 로어크, 체이스 앤더슨, 야마구치 등 선발 투수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최대어 게릿 콜에게도 무려 3억 달러를 제시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화룡점정은 류현진이었다. 앳킨스 단장 말대로 그는 시장에 남은 최대어였다.
경험이 풍부한 류현진은 토론토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주가 슈퍼스타로 성장하는 데 있어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줄 선수다. 젊은 선수들에게 이기는 경기를 경험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젊은 투수는 베테랑 투수의 경기 운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류현진을 필두로 한 일련의 전력 강화로 토론토는 로저스 센터를 떠났던 홈 관중을 끌어모을 기반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토론토는 물론, 뉴욕 보스턴 등 미국 동부지역과 버팔로,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 등 지리적으로 멀지 않은 미국 도시 내 한인 팬들의 기대감도 뜨겁다. 류현진 영입에 따른 한류 마케팅은 빅 마켓을 향해 첫 걸음을 내디딘 토론토의 부수적 효과다.
캐나다 제1도시인 토론토 인구는 282만 명으로 북미에서 뉴욕(855만 명), LA(397만 명)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다. 토론토는 뉴욕, LA와 미국의 3대 시장으로 꼽히는 시카고(272만 명)보다 인구가 많다. 빅마켓이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
토론토가 빅마켓을 향한 문을 활짝 열었다. 그 출발선상의 한 가운데에 류현진이 있다. 류현진이 받게될 거액의 몸값 안에는 성적 뿐 아니라 이러한 팀 재건의 상징적 부가 효과도 포함돼 있다. '코리안 몬스터'가 토론토 변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2020 신년운세 보러가기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