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소식없는 김재환, 44→15 홈런수 급감이 발목잡나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20-01-02 06:03


◇김재환. 도쿄(일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11.17/

시간은 촉박한데 들려오는 소식이 없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두산 베어스 김재환의 포스팅이 감감 무소식이다. 지난달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30개 구단에 포스팅 공시를 했다. 30일간의 협상 마감시한은 6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각). 김재환과 함께 공시된 김광현은 이미 계약을 마쳤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년간 80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김재환 관련 소식은 미국 언론에서 자취를 감췄다. 계약 이전이라도 구단의 관심을 알 수 있는 척도 중 하나는 현지 언론의 언급이다. 장문의 기사가 아니라도 구단의 내년 로드맵을 다루면서 선수 영입 움직임이 간혹 포착된다. 최근에는 몇몇 미국기자들도 자신들의 SNS로 소식을 전하기도 하지만 김재환의 이름은 찾아보기 힘들다. 김광현의 경우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뿐만 아니라 계약 직전 미국 서부지역 언론에서 여러 기사가 났다.

김재환측은 이번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어느 정도 어려움은 예상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매우 차갑다. 한국야구를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 등은 차치하고라도 2019년 갑자기 급감한 홈런수치는 김재환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외야수 김재환은 수비능력으로 어필하기는 힘들다. 전반적인 내외야 수비능력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아시아 선수들보다 낫다는 평가다. 김재환의 장점은 홈런을 앞세운 파워다. 2018년 44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하면서 MVP에 올랐다. 국내 최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19년 홈런은 15개로 급감했다. 1년간 타율 변동폭(0.344→0.283), 타점 변동폭(133개→91개)에 비해 홈런 수치는 너무 많이 떨어졌다.

KBO리그 공인구 반발력 조정을 어필할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100% 먹혀들진 않는다. KBO리그 전체 홈런수는 2018년 1756개에서 2019년 1014개로 44.2%가 줄었다. 반면 김재환의 홈런은 44개에서 15개로 무려 66%가 감소했다. 내세울만한 최고 무기의 날이 무뎌진 상태다. 수년전 데이터가 있지만 직전 시즌의 세부 지표들은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갑작스런 포스팅 발표로 제대로 된 스카우팅 리포트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선 직전 시즌 성적이야말로 최고의 평가 잣대가 된다. 김재환은 마감시한까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계약 조건을 보고해야 한다. 시간은 매우 촉박하다. 메이저리그 3개 구단이 데이터와 영상을 더 보내달라는 뜻을 전해와 김재환의 미국 현지 에이전시가 이에 응했지만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현재로선 미국 진출 가능성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국가대표 2루수 기쿠치 료스케(히로시마 도요카프)는 2019시즌을 끝낸 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빅리그 구단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최근 히로시마 잔류를 선택했다. 히로시마와 4년간 연봉 3억엔(약 3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기쿠치는 1월 3일 오전 7시가 협상 마감시한이었다.

김재환은 넘어야할 단계가 하나 더 있다. 포스팅을 통한 몸값이 일정 규모를 넘어야 두산의 허락을 받을 수 있다. 두산은 최소한의 다년 계약에 어느정도의 연봉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고, 김재환도 수긍한 바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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