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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젊은 팀' 히어로즈의 가능성, KBO리그 새 롤모델 제시했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10-28 06:05


2019 KBO리그 키움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23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1사 1, 2루 키움 송성문이 1타점 안타를 쳤다. 홈인한 박병호가 축하받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0.23/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젊은 팀 히어로즈가 보여준 가능성. KBO리그에도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했다.

키움 히어로즈의 2019시즌이 막을 내렸다. 정규 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3승1패로 꺾고, 플레이오프에서 정규 시즌 2위팀 SK 와이번스까지 3연승으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아쉽게 한국시리즈는 4패로 끝이 났지만, 올해 키움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결과는 분명히 성공적이었다.

'젊고 활기차다'. 올해 키움 야구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메이저리그식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가장 빨리,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키움은 올해 만개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확실히 기량이 발전한 모습이었다. 정규 시즌 팀 타율 1위(0.282) 팀 평균자책점 3위(3.61)를 기록했고, 지난해 평균자책점 리그 최하위였던 불펜진을 리그 평균자책점 1위(3.41)로 끌어올렸다. 장정석 감독의 철저한 계획 등판과 관리 야구가 빛을 봤다.

키움 불펜의 반란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정점을 찍었다. 베테랑 투수 오주원과 김상수는 올 시즌 다시 태어난 것처럼 막강한 필승조로 거듭났고, 지난 시즌 경기에 나서지 못한 조상우는 정규 시즌을 지나 포스트시즌에서 150㎞대 중반 빠른공으로 모든 타자들을 압도하며 사실상 MVP급 활약을 했다.

또 구위가 좋은 좌완 투수 이영준이나 윤영삼 김동준 김성민 양 현 등 잠재력이 터지지 않았던 투수들이 올해 기량을 꽃피웠다. 이승호와 안우진은 젊은 선발 투수로 미래 '에이스'를 예약했다. 야수도 마찬가지다. 이정후와 김하성을 중심으로 김혜성 송성문 김규민 김웅빈 등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 역시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키움은 시즌 평균 연봉(외국인, 신인 제외) 1억3242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8위다. 최저 3위에 해당한다. 리그 전체 평균 1억5065만원에 훨씬 못미친다. 소속 선수 평균 연차가 7년으로 리그에서 가장 짧고, 평균 연령 25.5세로 가장 젊다. 키움은 최근 김민성이나 유한준, 손승락 같은 굵직한 내부 FA(자유계약선수)들을 잡는 대신 육성에 집중했다. 유일한 자생 구단으로서의 생존 방법이기도 하다. '스몰 마켓' 구단이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야구는 젊은 선수들을 키우며 활기찬 야구를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돌연변이' 같았던 히어로즈의 존재가 이제는 리그의 새로운 롤모델이 되고 있다. '빅마켓' 구단들도 키움의 전략을 따라가고 있다. 운영팀장 출신 장정석 감독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름값'이나 '스타 출신'에 연연하는 편견이 사라졌고, 육성 시스템을 모방하는데 신경쓰고 있다. 최근 롯데 자이언츠가 새 사령탑으로 키움 허문회 수석코치를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키움이 보여준 성과들을 인정하고, 이를 닮아가겠다는 다짐이 읽힌다.

물론 한국시리즈에서의 4패 충격과 여러 차례 눈에 띈 벤치의 실수들은 뼈아팠다.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던 키움의 상승세에 다소 맥이 풀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키움은 모두가 인정할만큼 성공적인 2019년을 보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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