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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일주일 정도 쉬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자칫 이번 한국시리즈에 투수 중 유일하게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 1차전부터 경기가 접전을 하다보니 배영수가 등판할 기회가 없었던 것. 그런 배영수가 연장 10회초에 덕아웃 앞으로 나와 캐치볼을 해 10회말에 배영수가 등판하는가 했지만 이용찬이 올라왔다. 하지만 운명이었을까. 갑자기 배영수에게 기회가 왔다. 10회말 1사후 김태형 감독이 이용찬에게 지시하러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이미 두차례 마운드 방문 기회를 썼던 터라 자동적으로 투수를 교체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 배영수가 올라왔고 2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잡고 우승을 결정지었다. 배영수는 "원래 10회말에 나가기로 돼 있었는데 10회초에 점수가 나면서 이용찬이 계속 던지게 됐다"라면서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나에게 기회가 왔다"라고 했다. 이어 "어제 자기전에 이상하게 내가 마무리로 나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실제로 내가 마무리를 하게 됐다"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계속 지었다.
배영수는 "나중에 영상을 보니 내가 웃으면서 마운드에 올라가더라. 긴장해서인지 기분이 좋아서였는지는 잘 모르겠다"라며 "박병호에게 초구 바깥쪽을 던졌는데 제대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했다. 박병호를 잡은 공은 슬라이더였다고. "내 전성기를 있게한 슬라이더를 던졌다. 전성기 때처럼 잘 들어갔다"라며 웃었다.
경기후 노보텔 엠베서더 독산에서 열린 축승회 때 취재진과 만난 배영수는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2차전을 앞두고인가 사우나에서 감독님을 만났는데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라면서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 일주일 정도 생각해볼 시간을 가지려 한다"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마무리한 가장 기쁜날 자신의 다음 인생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배영수다. 앞으로 어떤 길을 걷든 그는 2019년 한국시리즈의 우승을 확정지은 세이브 투수라는 행복한 기억을 갖게된 행운의 사나임엔 틀림없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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