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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日사와무라상 '수상자 없음' 결정, KBO도 배워야 한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10-23 11:28


◇KBO리그 공인구.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일본의 사이영상'으로 불리는 사와무라상이 2019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일본프로야구기구(NPB) 사와무라상 선정위원회는 21일 올해 센트럴리그, 퍼시픽리그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심사 결과 수상자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고 발표했다. 사와무라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1947년 제정 이래 올해가 5번째다. 가장 최근 수상자가 나오지 않은 2000년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NPB의 전설이자 비운의 투수로 불리는 사와무라 에이지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이 상은 일본 야구의 정수 중 하나로 불린다. 1956년 제정된 메이저리그 사이영상보다 긴 역사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일본 야구계의 자부심도 상당하다. 언론 투표에서 전직 투수 출신 선정위원 체제로 전환한 1982년부터 깐깐한 심사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는 선발 투수에 국한되는 것 뿐만 아니라 출전(25회 이상), 다승(15승 이상), 완투(10회 이상), 이닝(200이닝 이상), 승률(6할 이상), 탈삼진(150개 이상), 평균자책점(2.50 이하) 등 1982년부터 시행된 7가지 심사 기준도 유명하다. 2018년부터는 국내에선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QS+)로 분류되는 QS 비율을 보충 심사 항목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심사 기준 자체가 상의 권위 상승 효과 뿐만 아니라 투수 개인의 한 시즌 기량 및 수상 자격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2000년대 접어들며 사와무라상 심사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됐다.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조건은 완투와 이닝수다. 선발-불펜으로 분업화된 현대 야구에서 출전-다승-탈삼진-평균자책점은 차치하더라도 완투-이닝수까지 충족시키는 선발 투수가 나오기 힘들다는 이유다. 무엇보다 '자격 미달'을 이유로 시상하지 않는 세계를 통틀어 유례없는 결과가 나오는 부분을 두고도 변화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매년 시상이 반복될 경우 자격 미달 수상자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상의 권위를 손상시키기에 엄격한 심사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변화-유지를 요구하는 측 모두 궁극적으로는 사와무라상의 권위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투수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은 일치하고 있다.

매 시즌 KBO리그 시상식이 열릴 때마다 수상 자격에 대한 크고 작은 논란이 일었다. 현행 투표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투표자의 책임감, 냉정함이 강조됐고, 투명성 재고를 위해 기명 투표 방식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인상 같은 기록 뿐만 아니라 임팩트가 추가되는 타이틀 역시 수상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수상자 없음'이라는 냉정한 결단으로 스스로 가치를 세운 사와무라상에서 KBO리그도 배울 점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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