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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틀을 깨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색다른 시도를 통해 성과를 낼 수도 있지만, 자칫 좋았던 부분까지 희석시키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한 경기 결과가 모든 것을 좌우할 수도 있는 포스트시즌 같은 큰 무대에선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키움 히어로즈는 안정 대신 변화를 택했다. 포스트시즌에 내민 12명의 투수 엔트리를 전원 활용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에 이어 플레이오프(이하 PO) 1, 2차전에 각각 선발 등판한 제이크 브리검, 최원태를 제외한 10명의 투수들이 모두 출전했다. 기존 필승조인 조상우-김상수-오주원 외에도 이영준, 김성민까지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맹활약 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숨은 힘을 이끌어낸 배경엔 장정석 감독의 뚝심이 있다. 장 감독은 LG 트윈스와의 준PO 첫 경기를 앞두고 "특정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단기전에서 2~3명 밖에 못 쓴다. 작년에는 엔트리에서 2~3명 정도가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는 더 다양한 투수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4차전까지 모든 투수를 활용하면서 자신의 계획을 지킨 장 감독의 모습은 선수들에게 '언제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동기부여로 작용하면서 스스로 철저하게 준비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키움은 준PO를 넘어 PO 초반부터 난적 SK 와이번스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키움은 신뢰와 성장이라는 또다른 무기를 얻었다. 한 단계 진화한 키움 야구의 힘은 더욱 무서워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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